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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블랭크 Apr 04. 2023

플레이어가 되어 직접 써내려간 이야기, OUAT 인터뷰

블랭크체크 방지윤 대표, 제아라실 콘텐츠 디렉터 & X the blank

|  INTERVIEW

                                           

                                               블랭크체크 방지윤 대표, 제아라실 콘텐츠 디렉터  X the blank_ 편집팀


Q. 다양한 이야기로 공간을 채우는 ‘Space writer’, 블랭크 체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블랭크 체크는 누가, 어떤 일을 하나요? 

방지윤 대표 : 블랭크 체크는 공간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회사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저희는 굉장히 다방면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요. 크게는 상업 시설 관련된 컨설팅을 많이 하고 있고요. 임대 임차 같은 일들을 직접 진행하기도 해요. 잘 알고 계신 공간 전문 콘텐츠를 다루는 뉴스레터 니츠(Kneets)도 발행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오늘 만나보실 OUAT처럼 직접 브랜드를 기획해서 운영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인원 변동이 약간씩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표이자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저와, 콘텐츠 담당 제아라실 디렉터님, 디자인이나 영상 제작 담당 크리에이티브 매니저님 한 분, 마지막으로 임대 관련 전반적인 관리를 해주고 계신 분 총 네 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Q. OUAT는 어떤 공간인가요?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도 함께 부탁드려요.

방지윤 대표 : OUAT는 1층의 임대 공간(패션 브랜드 쇼룸 오뗄 루에브르)과 블랭크체크가 직접 운영하는 2층의 디저트 카페 커먼모티프, 3층의 캐주얼 와인다이닝 에피타이트로 이뤄져 있어요. 아무래도 서울숲이 요즘 워낙 젊은 분들에게 핫해서 외부 유입 인구가 많지만 저희는 최대한 다양한 연령층, 동네 주민분들도 편하게 오셔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랐고요. 그래서 너무 세팅된, 정돈된 느낌의 가구들보다는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빈티지한 가구를 많이 사용하려고 했고, 테이블 배치도 간격을 최대한 넓게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었고요.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자유로운 무드로 인테리어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Q. 2층 커먼모티프와 3층 에피타이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두 공간이 OUAT 안에서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도요.

방지윤 대표 : OUAT 안의 두 공간 커먼모티프와 에피타이트는 모두 ‘서울숲’과 ‘성수동’이라는 지역적 특성에서 브랜드나 인테리어의 큰 방향성을 잡았다는 것이 닮아있습니다. 같은 면적의 공간 안에서 커먼모티프는 도심 속 쉼이 되어주는 서울숲과 같은 존재가 되길, 에피타이트는 성수의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닮길 바랐습니다.


커먼모티프에서는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고유의 시각으로 해석한 디저트와 베이커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드 소재의 앤틱 가구들을 사용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공간 곳곳에 생화를 두어 숲의 기운을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에피타이트는 시그니쳐 메뉴부터 가볍지만 든든한 브런치, 와인에 곁들일 수 있는 안주 겸 디너, 특별한 날을 위한 코스까지 의외의 식재료와 예상치 못한 조합으로 특별하지만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구성을 가지고 있어 언제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인더스트리얼한 무드의 공간 곳곳에 브랜드 컬러인 레드와 블랙을 강조한 일러스트를 활용하여 생기 있고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Q. OUAT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제아라실 콘텐츠 디렉터 : 처음엔 건물 전체에 대한 임대 자문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희 내부적으로도 이 공간을 보고 영감을 많이 받고, 아이디어나 이런저런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우리가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워낙 핫한 지역이기도 했고, 건물 자체의 특이점이나 매력에 팀원들이 매료가 되어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에 회사에 셰프님 한 분이 새로 합류하게 되셨고요. 그래서 그 분과 같이 할 수 있는 재밌는 일들이 뭐가 있을지, 어떤 공간이면 좋을지 찾던 중에 ‘그럼 이 건물에서 우리만의 것을 해보자!’ 하는 방향으로 전개가 됐어요. 좋은 셰프님과 함께 하게 되어서 F&B로 방향을 잡게 된 거죠. 공간을 기획하면서 셰프님의 이야기를 제일 열심히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F&B공간의 본질은 결국 ‘맛’이니까요. 특히 에피타이트에서 다루는 메뉴들은 익숙하지만 특이한 재료가 하나씩 킥으로 들어가 있다든지 하는 트위스트가 많아요. 그런 것들이 모두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죠. OUAT라는 이름처럼 ‘이야기’라는 키워드로 전체 건물과 공간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어요.


Q. Once Upon A Time의 앞 글자를 따온 이름이라고 들었어요. 이 이름은 공간에 어떤 속성을 만드나요?

제아라실 콘텐츠 디렉터 : 처음 이 건물을 밖에서 바라봤을 때 책이 반쯤 펼쳐진 모양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재미있는 일들,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풀어질 것 같은 일종의 발상의 시작이 되는 지점인 거죠. 그래서 동화책 서두에 항상 나오는 Once Upon A Time이라는 문구를 떠올리게 됐어요. 저희가 상상했던 모습을 은유적으로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는 이름으로요. 건물의 골조, 특유의 붉은 벽돌, 아치형 창문 등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요소들에서 출발해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성을 담은 이름이었어요.



Q. 공간을 기획,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방지윤 대표 : 처음 이 공간을 인도받았을 때는 기본적인 철거 공사만 완료된 상태였어요. 주택이었던 걸 콘크리트로 골조만 보강한 후였기 때문에 거의 리모델링 수준의 인테리어가 필요한 상태였죠. 수도도, 가스도 모든 걸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그래도 아치형의 창호라든지, 주택치곤 커다란 창문이 많았다든지 기존 건물이 가지고 있던 좋은 자산이 많아서 우리가 하고 싶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겠다 싶었어요.


Q. 서울숲이라는 입지는 어땠나요?

방지윤 대표 : 처음 F&B로 방향성을 잡고 난 후에 셰프님과 저희가 세웠던 모토가 ‘맛있는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였는데요. 서울숲은 워낙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고, 공원이라는 특성상 편하게,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여서 그 모토를 실현하기 좋은 장소였어요.



Q. 컨설팅, 브랜딩, 온라인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에서 직접 공간을 기획, 제작하고 운영하는 플레이어가 되었어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업무 영역들을 소화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도 궁금해요.

방지윤 대표 : 우선 2개의 공간을 한 번에 오픈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웃음). 게다가 셰프님 외에는 저희 전부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네 명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워낙 이쪽 업계엔 잘하는 플레이어들도 많아서 부담스럽고, 고민이 되는 지점도 많지만 일단 업무 영역에 대한 구분 없이 우당탕탕 온몸으로 부딪혀가며 일하고 있어요.


제아라실 콘텐츠 디렉터 : 여러 가지 애로사항도 많지만, F&B의 특징이자 장점인 피드백이 빠르다는 점은 너무 좋아요. 후기를 통해 남겨주시기도 하고, 매장에서도 바로바로 소통하면서 피드백이 오갈 수 있는 점이 무척 흥미롭더라고요.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하고요.   


방지윤 대표 : 개인적으론 운영자가 되니까 다른 곳에 가서 무슨 말을 못 하겠어요. 아무리 작은 거라도, 준비하면서 얼마나 고생했을지 아니까요. ‘다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게 되고, 이전에는 편하게 즐기고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고 했는데, OUAT를 오픈하고 난 후부터는 다른 업장을 평가하는 것이 무척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Q.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잖아요. F&B 특성상 숨 쉬듯 레퍼런스를 접하게 되는데, 피로하진 않으세요?

제아라실 콘텐츠 디렉터 : 피로하지 않다면 거짓말인 것 같지만, 재미있기도 해요. 저도 계속 공간 관련 콘텐츠를 만들던 사람이라 그동안 관찰자로서 공간들을 많이 접했었는데요. 지금까지 안 보였던 것들,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들이 잘 보이더라고요. 훨씬 볼 게 많아지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져서 재밌어요. ‘우리도 이렇게 해보면 재미있겠다’ 싶은 힌트나 영감을 얻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희 공간에 대해서는 워낙 애정도 깊고,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에 깃든 사연을 아니까 관찰자로 바라보기엔 아무래도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소비자로서 객관적인 시선을 가져보려고 노력하는 일환으로 다른 공간들도 경험하고 있어요.



Q. 블랭크체크가 생각하는 오프라인의 힘은 무엇인가요?

방지윤 대표 : 모든 감각을 동원해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요. 특히 저는 요즘 미디어 콘텐츠와 잘 결합된 공간을 좋아해요.


제아라실 콘텐츠 디렉터 : 온라인은 정보가 너무 많잖아요. 너무 많은 것들에 노출돼 있다 보니 오히려 내가 뭘 봐야 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진짜로 봐야 하는 본질이 가려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결정도 어렵고요. 그리고 온라인은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 없이 떠돌 수 있는 반면에 오프라인은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물리적인 제약이 작동하잖아요. 저는 쇼핑도 아직 오프라인에서 하거든요. 오프라인은 1차적으로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잖아요. 의도가 보다 집중된 범위 내에서 경험이 이뤄지기 때문에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 같아요.


Q. OUAT 이후로 준비하고 있는 다른 프로젝트가 있나요? OUAT의 장기적인 비전도 궁금해요.

방지윤 대표 : 저희가 늘 고민하는 ‘공실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의 문제를 계속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보려고 해요. OUAT 내의 커먼모티프나 에피타이트 같은 장기적인 브랜드도 좋지만, 단발성으로 이슈를 만들 수 있는 팝업스토어 같은 프로젝트도 론칭할 계획이 있고요. 이 공간을 매개로 다른 곳에 이런 공간을 전개해보고 싶어 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제2의 OUAT를 만들어보려고 열심히 의견을 나누고 있어요. 앞으로 블랭크체크가 선보일 다양한 공간들에 계속해서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인터뷰/공간 사진 the blank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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