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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승환 Jan 05. 2020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넌 원하는 게 뭐야?”
“어떤 거? 갖고 싶은 거?”
“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간절하게 원하는 거.”
“글쎄, 내가 원하는 거라…. 그런데 갑자기 왜?”
“그냥 요새 계속 그런 생각이 들거든.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사는 거 같다고.”

어느 날 친구와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생각해보니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언젠가부터 고민하지 않고 살았더군요. 그저 하루하루 사는 데 급급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질문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던 거죠. 그 질문은 친구와 헤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제 머릿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어릴 땐 뭐가 되고 싶었지?’,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때는 언제지?’, ‘뭘 할 때 가장 뿌듯했지?’ 이런 고민들의 해답을 찾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게 책상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가, 문득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목은 김동영 작가의 『나만 위로할 것』. 천천히 책장을 넘겨보다가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는 문장을 만났습니다.

나는 내게 조용히, 좋아서 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은 겉으로 보기에 좋아 보이는 일이었지 내가 좋아했던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만족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지내고 싶다.  -김동영, 『나만 위로할 것』, 달, 2010


책장을 덮고 가만히 눈을 감아보았습니다. 이 문장이 제 고민에 해답을 주지는 않았지만, 제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오랜 습관이기도 한데, 저는 힘든 일이 있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책을 뒤적입니다. 그렇게 한 문장 한 문장에 집중하다가 문득 제 마음을 대변해주고 어루만져주는 문장을 만나면,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 거죠. 김동영 작가의 글 역시 그랬습니다. ‘내가 원하는 게 뭘까?’라는 질문에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나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일이 아니라 진짜 원하고 좋아하는 게 뭔지 깊이 고민하게끔 만들었지요.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 여정이 즐거우려면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가 좋아하는 일로 일정을 채워야 하죠. 


예를 들어, 카페에서 편히 쉬는 게 관광지를 다니는 것보다 좋으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내가 내키지 않은 일을 하면 행복할 리 없죠. ‘무조건 이건 해야 돼’라는 건 없어요. 다른 사람이 아닌 지금 내 마음의 목소리에 차분히 귀 기울이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할 겁니다. ‘바로 지금 네가 행복한 일을 해. 누군가 손가락질하고 못마땅해하더라도, 정말 원하는 일을 해’라고 말이지요.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소설 『자기 앞의 생』의 첫 장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그들이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미친 거야.”
내가 말했다.
“인생의 맛은 정신 나간 사람만 알고 있지.”


이처럼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마치 정신 나간 사람처럼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오직 우리 스스로 해야 하지요.

어쩌면 그 작업은 평생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정말 원하는 걸 빨리 못 찾을 수도 있고, 그것이 계속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계획된 일정을 지킬 때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때론 일정이 틀어지고, 온갖 우여곡절을 겪는 도중에 생기기도 하죠. 행복 역시 이와 같습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곳곳에, 예기치 않는 순간 속에 깃들어 있죠. 진심으로 열중하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일들로 그 여정을 채워 간다면, 우리 인생은 어느새 기쁨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책『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에 담긴 글입니다.


책 살펴보기


제가 공감하고 큰 위로를 받았던 인생의 문장들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책 읽어주는 남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분이 공감해주신 문장들이기도 하죠. 부디 이 책이 당신의 지치고 외로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고, 언제든지 편하게 기대 쉴 수 있는 쉼터가 되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처음 걸어가기에 헤맬 수밖에 없는 인생에서, 당신이 나아갈 길을 밝혀줄 작은 반딧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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