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위안의 말
별일 없지?
라는 한마디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얼마나 따뜻한 말인지.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매 순간 일어나고, 일에 치여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기도 어려운 나날들.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이 어려워진 시대다. 그래서인지 별일 없냐는 물음에 정말로 별일 없다는 대답을 듣기 어렵다. 다들 그냥 어색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힘들 때 누군가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눈빛으로 별일 없냐고 물어올 때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오를 때가 있다. 그동안 괜찮다고, 별일 없다고 말하며 숨겼던 마음이 눈물과 함께 왈칵 쏟아지는 순간. 다들 있지 않을까?
그렇게 눈물을 보일 수 있었던 건 어쩌면, 별일 없냐는 말속엔 그와 함께한 시간이 숨어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친하지 않은 사이에는 별일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별일이 일어나도 그렇구나 하고 마는, 신경을 꼭 쓰지 않아도 되는 관계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심이 담긴 별일이라는 단어 속엔 너와 내가 함께 한 시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인연을 쌓았다는 정이라는 것이 포함된다. 예전에 당신과 내가 만나 즐거운 추억을 쌓고 하하호호 웃으며 여러 날들을 보냈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며 치열한 하루를 공유해오며 살았다는 공감이 존재한다. 그런 사이에서만 건넬 수 있는 안부가 진심 어린 별일 없냐는 물음이다.
별의별 일이 많은 요즘인데, 별일이 없을 수가 있으랴. 하지만 우린 별일이 없길 바라며 물어오는 상대방의 목소리에 고마움을 느끼며 별일 없다며 서로에게 무언의 위안을 건네게 된다. 마치, '우리 잘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란 물음에 '그래, 넌 잘하고 있어.'라고 응원해주는 느낌이다.
혹시 생각나는 누군가가 있는가.
별일 없냐는 말을 지금 그에게 건네 보는 건 어떨까.
우리가 보낸 시간이 허투루 보내지 않은 시간이었길 바라며,
잊고 지내던 먼 친구에게는 안부의 인사일 수도
부모님께는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의 인사일 수도
힘들어하고 있는 동생에겐 용기의 인사일 수도 있으니까.
또 누군가에겐 참아왔던 마음을 터뜨릴 수 있게 하는 치유의 인사일 수도 있으니까.
당신 별일 없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