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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바이어 Mar 12. 2019

레터_주총 시즌, 주주를 대하는 기업의 자세


주식회사는 사기업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고도의 기업 형태입니다. 주식회사는 일반 대중의 유휴 자본까지 흡수해 대규모 사업을 벌일 수 있습니다. 그 덕에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찬사를 받습니다. 주식회사의 주인은 당연히 주주들입니다. 규모가 큰 주식회사는 주주 구성이 다양해 그들의 의견을 모아, 경영에 반영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1년에 한번 있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과 관련한 주요한 일들을 결정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3월에 주주총회를 엽니다. 예전에는 대주주들의 의도대로 주주총회가 진행되었지만, 최근에는 행동주의 펀드와 개인 주주들이 등장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소액주주들을 대하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태도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최근 경험입니다.


A사는 전통 있는 식품회사입니다. 회사가 오래되다 보니 대주주와 경영진이 혈연과 지연 등으로 얽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주총회는 약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소액주주들이 경영에 대해 질문을 해도 건성이고, 질문할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 “이러려면 뭐 하러 주주총회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더군요.


반면, 최근 식품업계 대장주로 부상한 B사의 주주총회는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토론도 활발했고, 주주들을 대하는 경영진의 태도에도 진정성이 엿보였습니다. 총회를 마치고 나오는 주주들에게는 신제품이라며 한 꾸러미의 선물도 안겨주었습니다. 주주 중 한 사람은 “돈으로 치면 얼마 하지 않겠지만 기분은 좋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이는 “마트를 가도 이왕이면 B사 제품을 산다”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주주들만큼 충성도 높은 고객도 없을 거라면서요.


주주총회는 회사의 여러 면을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주총회를 여는 회사로 버크셔 해서웨이가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 버핏이 CEO로 있는 회사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는 2박 3일동안 치러집니다. 첫날은 ‘쇼핑데이’로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하거나 소유한 기업들의 물건들을 한 곳에 모아 전시·판매합니다. 둘째날은 주주총회의 핵심인 ‘연례 미팅’이 열리고, 마지막 날에는 자선행사인 5km 마라톤 대회가 열립니다. 주주총회가 하나의 페스티벌처럼 열립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들 중 어떤 회사의 주인이 되고 싶으세요? 관심을 갖고 올 주주총회를 지켜봐야겠습니다.


더바이어 신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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