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과 우월적 상권으로 승부
농협하나로유통에서 편의점 ‘하나로미니’를 오픈했다. 하나로미니는 농협 매장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편의점의 특성을 반영해 HMR과 편의시설을 강화했다. 농협하나로유통의 신성장동력인 하나로미니의 경영 전략을 살폈다.
최근 농·축협에서 지역밀착형 편의점 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농협하나로유통은 편의점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기존 농협 소형 매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편의형 매장을 구상했다. 농협 스타일의 편의형 매장인 하나로미니가 그것이다. 하나로미니는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중장년층에게는 이미지 개선을 목적으로 탄생했다.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대형 매장의 매출도 하나로미니의 탄생 배경이다.
장윤호 농협하나로유통 편의형매장추진팀장은 “유동 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매장이 1차 대상이며, 365코너 등 무인화로 유휴공간이 늘어난 농협은행, 신토불이 창구나 도시농협 신용점포 등과도 연계해 해당 지점에서 커피숍이나 편의점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로미니는 PB, HMR 등 편의형 매장 맞춤 상품도 개발 중이다.
하나로미니의 특화상품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농협 오케이쿡을 중심으로 하는 HMR 상품이다. 주동선 내에 HMR 간편식 상품을 집중 배치하는 것이다. 둘째, 편의형 소포장 상품이다. 농협의 콘셉트를 살리기 위한 시즌 농산물과 간편 포장 축산물 등이다. 고품질 신선식품을 취급하며 농협에서 운영하는 편의형 매장의 이미지를 차별화한다. 셋째, 농협 특화상품이다. 농협은 농협식품, 농협홍삼, 목우촌, 안심축산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의 HMR 상품을 취급하는 등 농협만의 특색있는 상품 진열로 타 편의점과 차별화를 도모한다.
하나로미니는 편의점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만큼 빠른 시장 확대를 위해 가격 전략을 중시한다. 하나로미니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마트보다는 15% 가량 비싸지만, 타 편의점에 비해서는 평균 28% 저렴하다.
매장 내에는 간편조리 및 휴식 공간을 마련한다. 3.3~6.6㎡ 규모의 공간에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믹서기와 온수기 등을 갖추고 고객편의를 돕는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하나로미니를 연 50개점씩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편의형 매장추진팀을 신설했다.
1호점인 성남점서 다양한 가능성 검토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12월, 성남유통센터 인근에 하나로미니 성남점을 시범 오픈했다. 하나로미니 성남점은 오픈 초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운영 3개월째,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대호 하나로미니 성남점 점장은 “오픈한 지 3개월 동안 편의점에서 많이 판매되는 냉동만두나 냉동 HMR류의 판매가 단 한 개도 없었다”고 말한다. 편의점용 6개들이 만두나 9개들이 만두가 아닌, 마트용 대용량 만두를 구비했기 때문이다. 농협하나로유통 HMR 브랜드인 오케이쿡 상품도 초기에는 매장에 구비했지만, 소용량이 아니라는 한계에 부딪혀 현재는 철수했다.
이 점장은 “하나로미니 성남점 인근에 성남유통센터가 있어서 같은 용량을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로미니 성남점에서 취급하는 상품이 ‘소용량’이라는 편의점만의 메리트를 아직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로 PB 스낵도 마찬가지다. 이 점장은 상품의 용량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편의점용 상품 코드를 따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물론 이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유통업체에서는 편의점 상품본부와 마트 상품본부를 따로 운영한다. 반면에 농협하나로유통은 기존 마트 상품본부가 편의점 상품도 함께 취급한다. 마트 상품이 편의점에서 낱개로 판매될 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A커피는 일반 편의점에서 800원인데 비해 하나로미니 성남점에서는 4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생수와 콜라 가격도 각각 400원, 800원이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음료류 가격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하나로미니 성남점은 또한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해 음식점 콘셉트로 소비자가 여유있게 식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하나로미니 성남점 인근에는 다른 편의점이 없다. 하나로미니 성남점은 이같은 장점을 살려 소비자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2018년 3월 15일자 더바이어 301호에 게재 됐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