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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Nov 01. 2022

지독한 짠돌이일수록 부자가 되기 어려운 이유

지독한 짠돌이였던 내가 이제는 돈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독한 짠돌이였다. 어느 정도의 짠돌이였는지 너무나도 많은 사례가 있지만, 하나만 이야기해보자면 버스비를 아끼려고 대학교까지 걸어다녔던 때가 있었다. 당시 거주지는 신금호역에 있었고, 학교는 신촌에 있었는데 네이버 지도상으로 대략 11km되는 거리였다. 대학교 등하교길 총합 22km에 달하는 거리를 걸어다닌 것이다. 지하철비 3천원을 아끼려고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도 정말 어마어마한 거리인데, 당시에는 운동도 되고 돈도 아낀다는 생각에 하나도 힘든 줄 몰랐다. 아니 걸으면서 오히려 더 힘이 났던 것 같다. 아마도 나처럼 이렇게 지독하게 아끼는 사람은 없을테니 나는 반드시, 그 누구보다 빠르게 부자가 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내가 걸어다녔던 등하교길 최단거리는 8.9km, 내가 걸은 코스는 11km가 나온다.




그래서일까 20대에 나는 1억원이라는 돈을 통장에 찍을 수 있었다. 그 누구보다 지독하게 아껴서, 친구들보다 더 빠르게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내가 과외알바를 했던 한 6개월정도의 시간을 빼면 다른 알바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절약을 해야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내 생각에 더 큰 확신을 주었다. 그렇게 나는 아끼고 아껴서 부자가 되는 것을 꿈꾸며 20대를 보냈다.  



지금 30대가 된 나는 부자가 되었을까? 누구보다 지독하게 아껴서 돈을 모았기에 나는 돈을 아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알게 되었다.(이 말이 절약하지 말자로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여전히 절약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달에 1,000만원을 벌어도 1,500만원을 쓰면 그 사람은 결코 돈을 모으지 못할테니 말이다. 내가 생각했던 이 논리처럼 부자가 되려면 절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말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최근에 깨달았다. 돈을 모으는데 절약은 중요하지만, 절약만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무슨 말인가하면, 내가 한달에 200만원을 버는 직장인이라고 해보겠다. 월세니 통신비니 교통비 이런 저런 생존에 필요한 필수비용을 빼고 한달에 100만원을 저축한다고 해보자. 나는 쓸거 안쓸거 모두 아껴서 한달에 100만원이라는 목돈을 저축할 수 있게 된다. 한달 100만원은 1년을 모으면 1200만원이 되고 10년을 모으면 1억 2천만원이 된다. 정말 큰돈이고 이 돈은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뒤집어 생각해보자. 나는 먹고 싶은거 하고싶은거 다 참아가면서 한달에 최대 100만원, 1년에 최대 1200만원을 아끼는 셈이 된다. 이렇게 100년을 모아야 12억원을 모으게 되는데, 요즘 대한민국 부자의 기준은 이보다 훨씬 높다. 즉, 아끼고 아껴서 부자가 되는 것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부자는 돈으로 시간을 사고, 가난한 사람은 시간을 팔아 돈을 번다



부자들은 흔히 돈으로 시간을 산다고 한다. 돈을 주고 남을 시켜서 내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는 것인데 처음 이 말을 들었을때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굳이 돈 아깝게 돈을 왜 써? 내가 직접하면 그 돈을 아낄 수 있는데...' 하지만 이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내가 직접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돈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을 시킨다. 그리고 나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그 시간에 해서 더 큰 돈을 버는 것이다. 시간당 1만원을 주고 내가 하려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나는 시간당 5만원짜리 일을 하면 결국 나는 4만원을 벌게 된다. 그런데 그 시간당 1만원의 비용을 아끼려고 그 일을 내가 직접하는 순간 나는 5만원을 벌지 못하게 된다. 1만원 때문에 5만원을 잃게 되는 것이다.



절약, 아끼는 것 모두 좋다. 부자가 되는데 있어서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곧 부자를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언젠가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씨의 인터뷰에서 이런 구절을 본 적이 있다.




슈퍼 개인들의 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리더의 자격이 요구된다.
리더는 힘의 우열이 아니라 위험 감수의 서열에 있다.
가장 앞에서 가장 많이 ‘리스크테이크’하는 자가 리더이며,
그런 자가 센터를 차지한다. 




리더는 힘의 우열이 아니라 위험 감수의 서열에 있다는 그의 말은 비단 슈퍼 개인들의 시대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통찰을 준다. 우리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배를 만들어본적도 없는 빈민국의 한 기업인이 조선소를 짓겠다는 꿈 하나만으로 배를 만들어주겠다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서로 돈을 빌려 조선소를 지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 그는 그렇게 큰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했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조선소, 현대중공업




이런 측면에서 짠돌이는 부자가 될 수 없다. 단돈 10원쓰는 것도 아까워 벌벌떠는 짠돌이는 어떠한 리스크도 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짠돌이는 자신의 돈이 너무 아까워 부동산 버블이 정점에 다다랐을때 아파트를 사게 되고, 너도나도 삼성전자를 사야한다고 모두가 외칠때 삼성전자 주식을 사놓고 안도한다. 그리고 부자의 꿈을 꾼다. 하지만 결국 그때가 아파트 가격이 제일 높을때이고, 주가가 제일 고점인 시기이다.




나는 여전히 짠돌이다. 돈 쓰는 것이 아깝고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더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니, 평생 10만원에 벌벌떨며 가난하게 살아갈 내 인생이 더 무서워졌다. 10만원을 어떻게 해서 더 아낄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100만원을 더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부자가 되는 생각이다. 내가 가진 에너지와 시간을 더 버는데 쓰자. 그래야 비로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얼마나 더벌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계가 없지만, 얼마나 더줄일수 있을지는 한계가 분명하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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