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발라드 4번 (조성진)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쇼팽의 음악이 우아하고 시적이라고 말했다.
쇼팽 발라드 4번은 그 말처럼
시의 한 구절 같은 서정의 아취가 깊게 배어 있다.
우리가 이 곡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조성진의 말처럼,
침묵이 흐르는 여백의 시공간으로부터
온기를 머금은 멜로디가 서서히 흘러나온다.
그러다가 그 온기는 이내
고요하고 절제된 고독감으로 변한다.
그가 연주하는 발라드 4번을 듣고 있으면,
시공간을 초월하듯
쇼팽의 쓸쓸한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흩날리는 낙엽 같은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그의 외로운 마음은
피아노 소리를 통해 절정을 이루며 폭발한다.
처절한 아름다움으로.
쇼팽이 그리는 처량한 피아노 선율은
쇼펜하우어가 말한 인생의 고독감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고독한 존재다. “
누군가 곁에 있어도,
외로운 그 마음.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 우화로
인간의 본질적 고독감을 표현했다.
고슴도치들은 추위를 피해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서지만,
너무 가까우면 서로의 가시에 찔려 고통받는다.
결국, 적당한 거리를 찾게 된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삶에서 스쳐 간 인연들을 통해
내 마음은 그의 마음과
언제나 같을 수 없다는 것을,
곁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 다가설수록
상처 또한 함께 따른다는 것을,
그래서 인생이란 본래 외로운 것임을 느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발라드 4번이 들려주는 선율처럼,
무거운 고독감 속에서도
저마다의 평안과 위안이 있기에,
그래도 살아갈 만한 것이 아닐까?
* 선선한 이 가을에 감상하기 좋은 쇼팽 발라드 4번입니다.
https://youtu.be/e1kSNJOReco?si=SpojSMFi9yy4Z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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