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사티, 짐노페디 제1번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제1번은
‘심플 이즈 베스트’를 잘 보여주는 음악이다.
화려한 수사 없이
오직 단순함과 여백의 미로
선율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고요한 공기의 흐름 속에
조심스레 울려 퍼지는 소리는
피아노의 독백에 집중하게 만든다.
‘힘든 하루를 오늘도 잘 살아내었다고,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거라고.’
건반을 누르듯,
마음을 담백하게 토닥여준다.
동시에, 한 음 한 음의 신중한 소리는
나의 성격과 닮아 있어서,
이 음악을 들을 때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조심성이 많고 신중하다.
이러한 나의 성향은 운전을 할 때
고스란히 드러난다.
익숙한 출퇴근길을 제외하고,
초행길로 가려고 하면,
수많은 변수를 생각하며 마음이 복잡해진다.
‘네비가 알려 주는 길을 놓치면 어떡하지?’
‘주차할 공간이 없으면 어떡하지?’
그리고 초행길을 갈 때 그 긴장감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먼저 불안해진다.
오늘도 그랬다.
약속 장소로 향하는 길목 앞에서
몸의 편함을 위해 차를 가지고 갈지,
마음의 편함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고민이 되었다.
동시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미워졌다.
‘그냥 부딪히고 그때 해결하면 되지.
왜 미리 걱정을 할까?‘
예민하고 불안함을 많이 느끼는 성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결국 나는 ‘편한 마음’을 선택했다.
차를 가지고 가지 않기로.
‘그래. 마음 편한 게 제일이지 뭐.’
그리고 불안을 느끼는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오늘의 나를 발견했다.
나도 모르게 거침없이 대범하게,
도전적으로 사는 삶에
이상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짐노페디 제1번의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불안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나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따스하게 위로해 준다.
오늘은 그 선율에 마음을 맡기며,
불안과 복잡한 생각의 한 음 한 음을
온전히 품어 본다.
그리고 다시 내일의 삶을 연주할 준비를 한다.
*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제1번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요?
https://youtu.be/pIbXrpy4EHY?si=6qK1iMN4WwdaOM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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