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메타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온화하게 감겨
마음에 살포시 닿는 곡이 있다.
바로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이다.
’몰다우‘는 체코 프라하를 흐르는
블타바 강의 또 다른 이름이다.
조국을 향한
절실함과 뭉클한 마음이
부드러운 선율에 실려
블타바 강 위에 잔잔하게 흐른다.
스메타나가 이 곡을 만들 당시
그의 조국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베토벤처럼 귀가 점점 들리지 않는 상황이었고,
곡을 완성할 쯤에는 세상의 소리를 완전히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라를 향한 열망과 희망을
오선지에 담아 깊게 표현했다.
안팎의 절망 속에서 피어난 선율의 아름다움은
듣는 이에게 역설적인 감동을 준다.
작은 물줄기가 강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따뜻하고도 장엄한 멜로디로 그려내면서도,
그 이면의 아픔이 느껴지게 한다.
‘강의 흐름’을 주제로 하고 있는
이 음악을 들으면
영화 <Flow 플로우>가 연상이 된다.
플로우는 물의 범람으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동물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우연한 희망을 마주하며,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긴 채 생존한다.
마치 나라를 잃은 비통함 속에서도
유유히 흘러가는 블타바 강처럼,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흐름과 생명력을 보여준다.
내 인생도 ‘플로우’였다.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그저 흘러가는 물살에 몸을 맡긴 채 살아왔다.
진로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없는 학생,
그저 성실하게 하루를 채워나가던 어른이
바로 나였다.
대학도, 전공도, 직장도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선택했다.
간절히 바라던 길은 아니었지만,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런 결과로 이어진
지금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마다 좌절하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면
의외의 행운이 기다릴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물론, 현재의 나는 원하는 삶의 방향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오늘도, 내일도
블타바 강이 멈추지 않고 흘러가듯,
나만의 속도로 바다 위의 항해사처럼
목적지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 보려고 한다.
https://youtu.be/svJgvB2BSAo?si=uuziur0Hdj8qGO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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