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
음표들의 축제.
몽환적이고 경쾌한 선율의 대향연.
바로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이다.
평소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순간이 많지는 않은데,
이 곡을 들으면 타임머신을 탄 듯
과거와 미래의 ‘나’를 조용히 돌이켜 보게 된다.
1악장은 놀이공원의 퍼레이드 음악 같다.
기쁜 경쾌함이 진하게 농축된 선율이
환상과 모험의 세계로
천진난만한 과거로
나를 이끈다.
뜨거운 여름 파도를 맞으며
모래장난을 하던 나.
엄마와 간지럼피우기 놀이를 하며
까르르 웃던 나.
첫 놀이공원 방문의 설렘에
행복해하던 나.
즐거웠던 추억이 밝고 통통 튀는 선율에
살포시 올라탄다.
2악장은 노년이 된 내가 전체 인생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듯하다.
잔잔하게 흐르는 멜로디 안에는
단단한 안정감이,
평온함과 위안이,
부드럽게 담겨 있다.
동시에 인생에 대한 회한과 후회가
선율 속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삶의 당연지사임을,
젊은 날의 힘겨움이 굴곡의 선에서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음을
묵묵히 음악으로 그려낸다.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는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노년의 내가 말해준다.
“이 또한 지나갈 거야. ”
“삶이 늘 아름다울 수는 없어.”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고난을 지나가는 것이 바로 삶이야.”라고.
3악장은 빠른 템포의 선율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모든 악기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차게 외친다.
“남은 인생의 축배를 들자.
즐겁고 행복하게! ”
요즘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보다는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될까에
스스로를 탓한 순간이 많았다.
음악을 들으며 미래의 시점에서
오늘의 나를 생각해 봤다.
과거가 그러했듯이,
멀리서 보면 나를 괴롭히는 순간들이
작은 하나의 사건일 뿐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를 지나 미래에도
혼란의 마음을 마주할 것이다.
그것이 삶이니깐.
그렇지만 힘든 마음을 존중하되,
스스로를 괴로움에 옭아매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수 있어, 이 또한 지나갈 거야.’
남은 즐거움의 축배를 기꺼이 마실 수 있도록.
https://youtu.be/hf8OjBbUzxk?si=1M6aizgasfQ6Tl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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