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새로운 곡
파가니니가 왜 ‘악마와 계약했다 ‘는 말을 들었는지,
첼로를 켜다 보니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첼로 스즈키 2권의 요정의 춤의 주제를
거의 세 달 가까이 배웠다.
누군가는 그렇게 어려운 곡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일정 기간 배우니
어느 정도는 연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곡의 완성도 앞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첼로는 집중력과 체력
그리고 나의 감성이 함께 만났을 때
비로소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
이 곡은 삼 박자가 어우러지는 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연습해야 했다.
취미 첼로 초보생의
소소한 성취감과 기쁨을 위해.
새 곡을 배우면 늘 그렇듯
신선하여 즐거운 몰입이 된다.
요정의 춤의 주제도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 이기는 하지만,
<황성의 달>을 함께 배우기는 했지만,
3개월째 같은 곡을 하니
지루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같은 곡의 반복에 지쳐갈 때쯤 들린
선생님의 달콤한 말.
“다음 곡으로 넘어갈게요.”
“아싸!”
마음의 소리가 또 튀어나왔다.
그다음 곡은 슈만의 <두 사람의 척탄병>이었다.
“이 곡, 굉장히 어렵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음을 살짝 들어보니
출퇴근길에 여러 번 들었던 곡으로
귀에 익숙했다.
첼로에 천부적인 재능은 없지만,
청음만큼은 나쁘지 않다.
처음 켜보는 곡이었지만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선율을 따라
손가락이 천천히 자리를 찾아갔다.
병사들이 노래하듯,
전반부에는 단단한 비장함이
후반부에는 가벼운 해방감이 흐른다.
아마추어 연주자에게도
묘한 쾌감을 주는 곡이었다.
‘아, 첼로 재밌네!‘
그렇게 이 곡을 연습한 두 번째 레슨 날,
선생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넘어가시죠.”
앞 곡은 3개월 가까이 연습했는데,
이 곡은 두 번 만에 넘어가다니
손끝이 한결 가벼워졌다.
다음 곡은 피아노로 만났던 ‘가보트’이다.
이 곡은 또 몇 개월의 세월을 바칠지,
아님 익숙함의 이득을 볼 지 기대가 된다.
첼로 취미생 2년 차.
점점 ‘연주했다’고 말할 수 있는 곡이 늘어나고,
첼로를 향한 마음도 서서히 깊어진다.
올해는 꼭 앙상블에 들어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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