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26학년도 수능을 치렀지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한 해의 노력을 중산정산한 시점이 되었으니, 이제 얻은 점수를 가지고 치열한 고민 끝에 각자의 상황에 따라 분주히 움직일 때가 되었는데요, 저도 오늘 내일과 모레 양일간 치러지는 연대 제시문 모의 면접을 준비해주느라 점심도 못 먹고 달렸답니다.
와중에 키보드도 없는 헬스장에서, 오늘 보이는 애들마다 붙잡고 한 이야기를 여기에도 급히 써보려고 해요. 내일부터 본격 논술타임이니까!
제가 이 시점에 수능을 막 치른 고3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수능을 좀 망해서 최저를 못 맞춘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다가오는 논술과 면접에는 빠짐없이 임하십시오.
왜냐면
1. 당연하게 현재 컷트라인은 확정 컷트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그렇게 가서 시험 보라고 했는데 ㅜㅜ 자기 최저 못 맞춘 거 같다고 안 간 친구 성적표 나와보니 최저 맞췄더라고요..?
작년 저희 반 아이 하나도 최저 못 맞춘 거 같다 했는데 일단 모의고사라고 생각하고라도 보고오라고 한 면접 잘 보고 최저도 맞춰서 지금 학교 아주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꼭! 보고 오세요.
2. 이게 진짜 중요한데... 사람 마음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저는 같은 점수라도 학생의 성향, 성적 추이, 기초 학력 수준 등을 고려해서 재수 후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편인데요, 같은 점수라고 다 같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남이 한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다고 남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메타인지가 중요한데...
혹여나 심리적인 사유가 결과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스타일일수록 생재수보다 일단 본진확보를 추천하는 편입니다. 이번 시험에서 느끼셨겠지만 시험이 생각보다 많은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라 맘처럼 안 되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근데 와중에 본진 잡고 다니다보면 적응해서 즐겁게 다닐 수도 있지만 미련이 끝내 떠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그럼 반수를 하게 되겠죠? 근데 만약 올해 논술을 썼다면 높은 확률로 올해는 당연히 내신으로는 어림없고 생 정시로도 어림없는 대학을 썼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대학은 재수를 해도 마찬가지일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1. 수시 시즌의 대다수 논술러 눈높이는 굉장히 높으며
2. 생각보다 재수로 성적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학종이나 교과로 쓰지 않을 카드라면 논술 반수를 노려보는 게 효과적인데,
(경우가 학종이라면 학종 반수도 가능하겠죠?)
우리가 수시를 보러 가기 전에 많이들 후기를 찾아보잖아요? 근데 후기를 찾아보기 이전에 이거야말로 나만의 맞춤 후기 수집 기회 아닌가요?
어차피 올해 못 간다고 해도 이미 전형료는 결제됐고, 내 자리가 있고, 기회가 있으니.
한때 나의 꿈이었던 대학에 가서 실전 감각 길러보고 캠퍼스도 느껴보고, 학교 근처 맛집도 들러오는 마실이라 생각하고 오히려 편하게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그럼 혹시라도 지금은 전혀 아니라도 반년쯤 뒤에 스멀스멀 고민이 올라올 때 하나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로소 냉철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또 내년은 수능 대변혁 직전 마지막 수능이기 때문에 본게임에서는 대거 하향 지원이 예상되는 바, 강제 n수행 하고 싶지 않다면 저는 올해 일단 본진 잡고 논술/수시 반수를 추천하는 입장에서, 당장 눈앞에 최저를 못 맞출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이 엄청난 기회를 날려버리지 마시라는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내내 아이들 붙잡고 이야기했는데, 진심이 통했을지 모르겠네요�
저는 수험생 여러분의 1년이 이번 수능으로 평가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러분의 인생에서 조금 큰 일을 최선을 다해 넘어가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아마 저마다 다른 것들을 배웠을 텐데 살다보니 1년에 한 번씩 예정된 기회가 오는 일도 드물더라고요. 그러니 눈앞의 결과에 천착하고 좌절하기보다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부딪치며 지금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경험하는 시간 보내시길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
어떤 결과를 맞이했든, 한 해 정말 고생하셨고, 어떤 방향으로든 당신이 성장했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남은 면접과 논술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