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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널북스 Channel Books Sep 12. 2022

[메트로폴리스] 12장 섬멸 _ 바르샤바

1939 ~ 1945년

메트로폴리스


지난 회 도시의 왕이라고 불릴 만한 뉴욕을 지나 이제 조금은 생소한 도시에 도착했다. 바르샤바. 나치 독일에 유린당한 폴란드의 수도다. 



© garmax, 출처 Unsplash


제목에 쓰인 연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세계 2차 대전의 시기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악독한 짓을 하던 시기다. 유럽에서는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유럽의 도시들을 불바다로 만든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를 파괴하기 위한 모든 방법이 동원된다. 히틀러에게 바르샤바의 파괴는 전 유럽에 보여주어야 하는 본보기 같은 느낌이었다.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했다. 


© weirdowizard, 출처 Unsplash



도시를 말살하는 방법 1: 점령



바르샤바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날인 1939년 9월 1일 독일에 의해 공습을 당했다. 한 달 뒤인 10월 1일 독일군이 바르샤바를 점령했다. 처절한 바르샤바의 파괴가 시작되었다. 


독일이 바르샤바를 점령해 나가는 모습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학교가 폐쇄되었고, 책들이 압수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검거되거나 숙청되었다. 독일의 비밀 정치경찰 게슈타포에 의해 집단 검거와 대학살이 진행되었다. 





바르샤바 사람들은 굴종과 무관심의 가면을 썼다. 살려면 그렇게 해야 했다. 



유대인 거주구역 게토를 설치하고 바르샤바의 유대인들을 몰아넣었다. 바르샤바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유대인들이 바르샤바 면적의 2.4%에 해당하는 구역 안에 갇히고 말았다. 어린이 1만 명을 포함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질병과 학대로 사망했다. 




© AlexAntropov86, 출처 Pixabay



도시를 말살하는 방법 2: 폭격



영국의 런던에 독일군이 폭격을 가하자 영국군은 독일 도시들에 무차별 폭격을 가한다. 도시를 말살하기 위한 융단 폭격이다. 35만 명의 독일인이 죽었고, 독일 도시의 50~60 % 가 쑥대밭이 되었다. 도시가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도시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다. 생명력이 있었다. 폭격이 끝나면 바로 사람들은 다시 돌아와왔고 살아가기 위한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파괴의 상처가 아무리 깊어도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는 생존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폭격은 의외로 도시를 파괴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우리가 잘 아는 예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폭격이 있다. 히로시마 전체 건물의 70%가 파괴되었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죽었지만 히로시마는 죽지 않았다.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몇 시간 만에 학교와 창고에 임시 병원이 설치되었고, 다음날 히로시마 일부 지역에는 다시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핵폭발이 일어난 다음날 라디오 방송국은 방송을 재개했다. 이틀 뒤에는 히로시마 은행이 다시 문을 열었고, 5일 뒤에는 임시 우체국이 설치되었다. 도시의 재생력은 무서운 수준이다. 


© 1681551, 출처 Pixabay




도시를 말살하는 방법 3: 총력전


히틀러는 폭격으로 도시를 말살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도시는 워낙 복원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정복자는 도시를 지탱하는 생명유지 장치의 모든 부분을 제거해야 한다. 그래서 히틀러가 러시아의 도시들을 공격할 때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레닌그라드를 포위하고 식량도 물도 도시로 공급될 수 없게 완전히 차단해 버리는 것이다. 도시 전체를 굶어죽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삼국지>에서 종종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공성전을 할 때 주변을 포위하여 성 내부에 식량이 떨어져 고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레닌그라드 사람들은 고양이와 비둘기와 까마귀와 갈매기를, 급기야 애완동물과 동물원의 동물도 잡아먹었다. 신발 가죽과 바셀린도 먹었다. 심지어 식인 행위도 보고되었다고 한다. 

함몰 직전의 러시아를 살린 것은 나폴레옹 때와 마찬가지로 매서운 추위였다. 히틀러의 전쟁 기계가 강추위에 모스크바 외곽에서 작동을 멈추고 러시아의 반격이 시작된다. 




© photolozovikov, 출처 Unsplash


도시를 말살하는 방법 4: 학살, 추방, 약탈, 해체


바르샤바 시민들의 반격도 있었다. 화염병으로 무장하고 반항하지만 결국 독일군은 철저하게 바르샤바를 파괴하고 학살한다. 그리고 도시를 약탈하고 샅샅이 해체하기 시작한다.  1945년 1월까지 바르샤바 건물 중 93%가 파괴되었다. 


그리고 1945년 1월 17일 독일군을 몰아내고 소련군이 바르샤바를 차지한다. 그리고 4월 30일 독일군을 밀어붙인 소련군이 독일 국회의사당을 장악하고, 그날 밤 히틀러는 벙커에서 자살한다. 


나치가 물러나자 사람들은 다시 도시로 되돌아왔다. 사람들이 돌아오자 바르샤바에는 조금씩 생기가 돌았다. 너무 처절하게 파괴돼서 아예 수도를 다른 도시로 옮기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국 그들은 바르샤바를 다시 재건했다. 


© elijjah, 출처 Unsplash



이제 LA와 라고스 두 개의 도시만을 남겨 놓은 메트로 폴리스 도시여행에서 도시는 생명력과 복원력을 지닌 유기체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특히나 한국 전쟁으로 파괴되었던 서울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된 것을 생각해 보면 참 비현실적인 정도이다. 

다음에는 교외로 범람하는 욕망, 로스엔젤리스로 떠나보자 ~ 


그럼 그때까지 ~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책책책 책을 들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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