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기분이 좋더라니

채널 개설 -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은 날이 있지요

by The Drawing Hand

<유튜브 채널 개설하기>

1. 구글 계정 만들기 : 기존에 사용하던 계정을 쓰거나 새로 유튜브용으로 따로 만들어도 무방하다.

2. 유튜브에서 본인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 후, 프로필에서 채널 만들기를 클릭한다.

3. 채널 이름은 자신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정한다.
(참고로 채널 이름은 추후 변경 가능하니까 처음에 너무 고민하지 말자.)

4. 프로필 이미지도 설정해준다.

5. 채널에 관한 관련된 설명과 기타 정보를 입력해준다.

6. 나의 유튜브 채널 개설 완료! 이젠 나도 유튜버!




나름의 유튜브 성장기를 쓰기로 마음먹은 지도 한 달이나 되었다. 호기롭게 첫 글은 썼는데 그다음 편을 쓰지 못했다. 일기같은 한 편의 글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을 약간의 정보를 더해서 글을 쓰고 연재하면 좋을 것 같았다. 일단 '성장기'라는 명목으로 글을 쓰다보면 정말 내 채널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 특히 나 같은 그림 작가처럼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할 필요는 느끼지만 유튜브를 많이 사용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그냥 시작하기에는 막연한 어려움을 느끼는 누군가에게 도움 혹은 위로의 토닥거림이 되고 싶었다. 지난 첫 글에는 안타까운 목소리로 '구독자 천 명'을 외쳤지만, 두 번째 글은 감정보다는 정보를 담아야지 싶었는데. 그런데 이를 어쩐다. 이번 글도 결국 특별한 정보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유튜브 시작하기를 고민만 하고 있는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보통 고민만 많이 하는 그 시작이라는 것이 얼마나 단순하고 쉬운 일인지 나의 경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그 날을 기억해본다.


어쩐지 기분이 이상하게 좋더라니.


2019년 2월 어느 날

그 날은 기분이 굉장히 좋은 날이었다.

오전 11시에는 함께 하는 드로잉 동네 모임이 있었다. 우리 집은 노원이지만, 당시 작업실은 충무로에 있었는데, 노원에 생긴 어느 공간이 너무 좋아서 동네 사람으로 그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싶어 일부러 그림 모임을 만들었다. 굳이 누가 시키지도 않은 동네 드로잉 모임을 만들어, 1년이나 넘게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즐겁게 그림을 그렸다. 그 날은 동네에서 모여 그림을 그리고 특별히 점심까지 같이 먹었다.

기분 좋게 소화도 시킬 겸 몇 사람과 함께 다이소에 갔다. 그리고 나는 3000원어치의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굳이 샀는데 그 덕분에 소비한 3000원 이상으로 즐거워졌다. 그렇게 즐거운 기분으로 좀 늦은 오후였지만 일단 충무로 작업실에 가기로 했다. 그 날 나는 마감을 해야 하는 작업도 있었다. 한가하기 때문에 만든 드로잉 모임이 아니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 만든 모임이니까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참석했다. 점심시간이 좀 지나서 외주 담당자로부터 메일로 온 최종 피드백을 확인했는데 다행히 수정사항이 많지는 않았다. 이미 보낸 그림 파일을 조금 수정해서 '진짜 최종 파일'을 보내면 딱 기분 좋은 하루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린 시절의 일기장 속에서 '참 좋았다'라 끝날 수 있었던 바로 그 날은 갑자기 장르가 바뀌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작업실에 도착해서 작업을 하려고 아이패드를 가방에서 꺼냈다. 그런데, 아이패드가 먹통이다.

작업용으로 쓰는 아이패드가 비활성화되었다. 사실 비활성화라는 말도 너무 생소했다. 전원이 들어오고 켜지긴 하는데 먹통 상태다. 구글이 쏟아낸 정보와 내 추측에 의하면 사건의 원인은 이렇다. 짐이 언제나 많은 나는 백팩을 애호한다. 그 날도 다름없이 백팩 속에 모든 나의 필수 아이템이 들어 있었다. 아이패드와 연결된 블루투스 키보드가 나도 모르는 사이 가방 속에서 계속 눌러졌고 아이패드로 잘못된 비밀번호가 계속 전달되었다. 내가 그림 모임과 소소한 쇼핑을 즐기며 기분 좋게 오전을 보내는 동안 결국 이 끔찍하게 똑똑한 아이패드는 말도 안되는 비밀번호가 자꾸 입력되자 자동으로 스스로를 비활성화시켜버린 것이다.


아, 블루투스 연결은 해제했어야 했는데... 하필 오늘, 왜!


나는 1년 전부터 아이패드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 노트북과 태블릿을 연결하지 않아도 그림 작업이 가능한 나의 아이패드는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하고 있었다. 매달 마감이 있는 그 사보 작업도 아이패드 안에 모든 작업 파일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날벼락, 정말 순간 모든 것이 멈추는 것 같았다. 사용할 때는 별생각 없지만, 갑자기 고장 나면 나를 당황하게 만드는 너무나 스마트한 기계들. 그 기계들을 믿고 백업도 제대로 받아놓지 않은 내가 문제지만, 늦은 후회는 소용이 없었다. 구글과 네이버를 오가면서 검색을 한 결과, 기기를 초기화시켜야 한단다. 초기화? 그럼 오늘 작업해야 하는 파일과 그동안 백업해두지 않은 파일은 어쩌지? 사실 내가 직업 할 수 있는 건지도 확신이 안 섰다.

순식간에 나의 완벽한 하루는 절망스러운 하루가 되었다.

초기화시키는 방법은 인터넷에서 겨우 찾았지만, 내 구형 노트북에서는 버전이 맞지 않아서 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작업실을 함께 쓰는 언니의 컴퓨터를 빌려서 시도해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모아둔 사진도 많고 어플이며 이런저런 파일도 많아서 그런지 초기화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한참 걸린다.

불과 몇 시간 사이에 급속도로 달라진 나의 기분, 정말 절망스러웠다.



네, 이제부터 유튜브 개설기 곧 시작합니다.


기분이 나빠진 그 상황이 너무 싫었다. 기분이 나쁜 상태로 오늘을 마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날린 파일에는 미련을 버리고 몇 시간에 걸쳐서 아이패드 초기화 및 세팅을 했다. 그 사이 나는 노트북을 이용해서 마감해야 하는 그림 수정 작업도 특별히 열심히 했고, 덕분에 수정 작업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다 끝난 시간이 밤 12시가 조금 넘었던가? 작업실에서 밤을 새울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내버리다니, 집에 갈까 잠시 생각했지만 생각을 바꿨다. 그냥 원래 계획대로 작업실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래, 유튜브를 시작하자.


어차피 작업실에서 밤새기로 한 거, 이미 작업 최종본은 이메일로 보냈으니 뭔가에 집중하고 싶어 졌다. 그렇게 갑자기, 오랫동안 생각만 하고 머뭇거렸던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이미 구글 계정은 사용하고 있었고, 유튜브 채널 개설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블로그 꾸미던 생각을 하면서 채널 아트도 꾸미고 프로필 이미도 넣었다. 내친김에 첫 영상까지 올려보기로 했다. 조금 고민하다가 제주도에서 벽화를 그린 과정 사진을 모아서 간단하게 편집해서 올렸다. 이때 굳이 급하게 올리지 말고 영상과 채널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하며 제대로 기획해서 계획적으로 올렸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것을 일 년 이상 초보 유튜버로 살다 보니 깨달았다. 하지만 어쨌든 그 날 나에게 아이패드가 절망을 안겨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까지도 유튜브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여기저기 살피다 보니, 몇 시간 전 스트레스를 극도로 받았다는 사실도 슬쩍 잊혔다. 그 사이에 초기화를 마친 아이패드는 참 반갑게 순수한 마음으로 Hello라며 인사를 전한다.


아이패드, 다시 돌아와 줘서 고마워. (사실 어이가 없다.)
앞으로도 좀 잘 부탁해. (내가 블루투스는 꼭 끄고 가방에 넣을께.)
그리고, 유튜브야 너도 잘 부탁해. (구독자 천 명은 금방 만들겠지?)


그래서 그 절망의 날을, 유튜브 채널 개설날로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다.


2019년 2월 26일, 새벽 충무로 인쇄거리 한 건물 3층에서 그림을 그리는 김모씨는

절망을 잊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하고 그냥 막 첫 영상을 올렸다.



오늘의 배움 : 유튜브 채널 개설하면서


1. 구글 계정이 있다면 채널 개설은 엄청 쉽다. 당장도 100개 만들 수 있다.

2. 그저 우리에게는 시작할 계기가 필요할 뿐!

3. 채널 이름은 고민 말자. 추후 변경도 가능하다.

3. 첫 영상은 꽤 중요하다. (이 이야기는 좀 더 나중에 자세히 해보겠다.)



그 날 밤, 절망을 잊기 위해서 만든 유튜브 채널과 첫 영상

https://youtu.be/UA3CGpmXB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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