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유튜버의 성장 일지, 그 시작
예전보다 유튜브로 콘텐츠를 보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물론 지금의 현실은 밖이 아닌 집에서만 생활을 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 때문이다.
도대체 다른 채널들은 구독자 천명을 어떻게 만든 거야?
부러움과 질투 섞인 감정으로 다양한 채널을 기웃거린다. 구독자 천명.
백만 명 유튜버니 실버 버튼이니 이런 게 목표도 아니고 고작 천명 만드는 것이 목표라니, 너무 소박한 거 아니냐고? 모르시는 말씀, 천명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나도 정말 몰랐다. 내가 이런 글을 쓰게 될지. 나처럼 초보 유튜버로 시작하고 마음이 상한 분들이 있을 거라 믿는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봄이 시작할 무렵이니,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디자이너 시절부터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영상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인 유튜브에 관심이 생겼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유튜버도 직업으로 인정받고 초등학생들은 장래희망이 유튜버라고 말한단다. 나는 언제나 그렇듯 남들 다 시작하고 나서야 뒤늦게 가입을 했다. 자신의 전문 분야나 관심사, 아니 그냥 생활을 찍어서 올리는데 그 콘텐츠로 수익이 창출된다는 말에 솔직히 귀가 솔깃한다. 처음 채널을 오픈하기 전에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상'을 참 많이도 봤다. (이게 유튜브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고 문제라면 문제고, 내가 관심 있어 보이는 영상을 친절하게 노출시켜서 클릭을 유도한다.) 그 영상들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바로 '수익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라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난, 나답게(?) 수익은 일단 꿈도 꾸지 않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물론 '구독자 몇 명이 된 저의 수익이 얼마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은 여전히 종종 본다.
유튜브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면서, 내 채널의 구독자는 몇 명?
놀라지 마시라 무려 127명이다. (이 글은 어제 초고를 썼는데, 다시 수정을 하는 지금 오늘 한 명 더 늘어서 128명이 되었다.)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한 분이 구독을 눌러주셨다. 얼마나 소중한 128명인지, 유튜브를 하지 않으신다면 모르십니다.
싸이월드부터 시작해서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그리고 이제는 브런치까지 (일을 위한 포트폴리오로 쓰이는 플랫폼은 일단 제외하자.) 다양한 플랫폼을 기웃거리면서 숫자에 대한 욕심은 정말 소박해졌다. 6년 전 처음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올릴 때만 해도, 언젠가는 팔로워 숫자에 '천 단위'를 뜻하는 'K'를 갖고 싶었다. 천명이 넘으면 K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야속하게도 팔로워 수가 만 명이 돼야 10K로 바뀌는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가장 열심히 유지했던 인스타그램도 팔로워 숫자의 증가가 멈춘 지 오래다. 어쩐지 눈물이 나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다시 유튜브 이야기로 돌아가자.
지금부터 내가 쓰려고 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유튜브 성공기가 아니다.
1년 동안 영상을 꾸준히 올리지는 않았지만, 내 채널을 볼 때마다 좌절감은 지속적으로 생긴다.
나는 나를 잘 아는 편이다. 내가 열심히 만들지만, 특별한 재미도 없는 영상을 누가 보러 오겠냐며 인정하면서 영상을 또 만들고 올린다.
그러다 초보 유튜버의 우울한 좌절 일기를 일단 어떤 식으로든 정리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한번 써본다. 물론 재미는 글을 쓰면서 나의 감정을 포장하는 말이고, 속상한 마음으로 쓰는 거다. 주변에서는 나를 생각이 많은 사람으로 오해를 하는데, 실제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또 생각을 가볍게 하는 편이다. 원래 이 것 저것 따지다 보면 할 수 있는 게 없는 법이다. 이 글도 충동적으로 어젯밤에 썼고, 갑자기 내 브런치 성격과는 맞는가를 생각했지만 아직 내 브런치는 유튜브보다도 구독자 숫자가 더 적은데 (잠깐만 눈물이) 누가 뭐라고 할까 싶어서 쓴다.
영상 하나 올리고 유튜브에 들어가서 구독자와 뷰 숫자를 확인할 때마다, 생기는 복잡 미묘한 감정은 이 유튜브의 경험 기를 쓰는데 좋은 영감의 원천이 될 거라 믿는다.
뭐 이렇게 시작하는 거지.
원래 다들 이렇게 시작하는 거 맞죠?
창문 밖은 햇살이 쨍쨍하다. 원래 오늘날이 흐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눈에만 날이 흐리네.
그 재미없는 유튜브 링크입니다.
https://www.youtube.com/thedrawinghand
그리고 팔로워 숫자가 멈춘 인스타그램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jejevi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