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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Oct 24. 2016

손이 예쁜 남자에게

이 마우스를 추천할게요 

소개팅같은 짝짓기 현장 마다 등장하는 단골 멘트가 있다. 혈액형이 뭐예요? 이상형이 뭐예요? 뭐, 혈액형은 중요할 수 있다. 언제 위급 상황이 생겨 수혈을 해줘야 할지 모르니까. 하지만 이상형은 왜 묻는 걸까. 이상형(理想型)! 개념 자체가 현실에 뿌리내리지 않은 신기루 같은 존재 아닌가. 이상형을 만나긴 어렵고, 이상형을 사랑하긴 더 어렵다. 키 큰 남자가 좋다거나, 허리가 가는 여자가 좋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결국 상대의 외모를 통해 자신을 부풀리려 하는 방어 기제에 불과하다. 현실의 연애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걸. 우리는 늘 뜻하지 않은 상대를 사랑하게 되어있고.


이렇게 밑밥을 깔고 나서 머쓱한 결론이지만, 내겐 확고한 이상형의 조건이 있다. 내가 10가지 질문을 하면 7가지는 답변해줄 수 있는 남자. 그리고 손가락이 예쁜 남자. (몇 가지 더 있지만 기사의 흐름을 해칠 것 같으니 다음에 공개하겠다) 재밌게도, 손가락이 예쁜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는 여자는 꽤 많다. 키나 외모, 직업 따지는 것보다는 덜 속물처럼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름다운 손가락을 가진 남자는 진심으로 여자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가장 빛나는 순간은 역시 그때다. 마우스를 가볍게 쥐고, 긴 손가락 끝으로 딸깍, 딸깍, 클릭을 해댈때의 손놀림 말이다. 무엇을 그렇게 바쁘게 클릭하는지 모르겠지만 가상 공간을 분주하게 오가는 매끈한 손가락을 보노라면 얼마나 섹시한지 몰라.


여러분 중 몇몇은 이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를 ‘손가락 예쁜 남자랑 놀아난 썰’ 따위로 기대하실지도 모르겠다. 죄송하다. 놀랍게도 이 글은 무선 마우스 3종 소개 기사다. 요즘 가을 타느라 마음이 콩밭에 가있어서 서문이 길었다. 파이널컷 영상 편집을 트랙패드로 하다보니 수명이 줄 것 같다. 우리 함께 마우스나 골라보자. 손이 예쁜 남자를 기다리면서. 호잇.



로지텍 사일런트

로지텍의 마우스는 진리다. 윈도우 노트북을 쓸 땐 로지텍 무선 마우스가 로망이었는데, 요즘 내가 소홀했지? 다 애플 탓이야. 로지텍이 무소음 무선 마우스 로지텍 M331 사일런트 플러스와 로지텍 M221 사일런트를 출시했다. 마우스 성능이나 클릭감은 기존 제품 그대로 유지하며, 소음을 90% 이상 줄였다고. 클릭과 포인팅이 손끝에서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게 로지텍 마우스의 매력이다. 고무 재질로 그립감이 편안한 오른손잡이용 마우스 M331은 배터리 하나로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2 만원 대. 양손 모두 사용 가능한 M221은 AA 배터리 하나로 최대 18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가격도 착하다. 1만 원대.



LG 비틀

귀엽다. LG는 가끔 뜻하지 않은 곳에서 디자인 혁신을 이뤄낸다. 큰 관심을 받지 않는 분야에서 더 잘해낸달까. 예를 들자면 롤리 키보드가 놀라웠고, 넥밴드형 톤플러스의 시작이 그랬다. LG 비틀 마우스도 사랑스럽고, 새로우며, 유니크하다. 휴대성이 뛰어나 가지고 다닐 때는 몸을 웅크린 무당벌레처럼 아주 작은 사이즈가 된다. 사용할 땐 슬라이딩 방식의 커버를 밀면 휠과 버튼이 드러난다. 영리하고 편리한 구조다. 블루투스와 무선 USB를 모두 지원해 다양한 기기에서 원활한 작업이 가능한 것도 특징. 파스텔톤의 다양한 컬러도 눈에 띈다. 과감하게 레드 컬러도 입혀서 정말 무당벌레처럼 만들었으면 귀여웠을 텐데. 4만 원대.



애플 매직 마우스2

나라는 앱등이는 왜 이 모양일까. 이렇게 가성비 뛰어나고 귀여운 마우스를 소개하며 기어코 애플 매직 마우스를 끼워넣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애플 매직 마우스2인데, 흠흠. 9만 9,000원의 파괴적인 가격과 충전하는 동안 사용할 수 없는(요즘 애플의 전매특허인 듯) 설계는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을 손에 쥐어보면 떠나보내기 어렵다. 예전에 아이맥을 쓸 때는 책상 위를 매끄럽게 움직이는 매직 마우스2와 함께 행복했었는데. 맥북을 쓰기 시작하며 트랙패드로 연명해왔다. 하지만 네가 많이 그리워. 우리가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네 가격 때문이란다. 9만 9,000원이라니 요술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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