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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Mar 07. 2017

시간을 달리는 세이코

애플워치 한 번도 안 차본 스티브 잡스가 찬 시계는? 

간만에 갖고 싶은 시계가 생겼다.

애플워치를 차고 다니면서 시계 욕심을 많이 내려놨다. 간혹 나에게 애플워치를 살지 말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내 대답은 언제나 같았다. “그냥 시계라고 생각하면 편해.” 쿨한 척 이야기했지만, 사실 애플워치가 주는 소소한 친절이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서 이제 일반 시계는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내게 문명의 이기 따위는 무시하고 나를 사라고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꼬리를 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세이코가 스티브 잡스를 무덤에서 불러냈다. 1984년 타임(Time)지 커버에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창조물인 매킨토시(Machintosh)를 끌어 안고 있다. 그때 그의 손목에 있던 시계를 2017년으로 소환했다. 이름은 ‘샤리오’.


[그 때 스티브 잡스가 차고 있던 모델은 경매에서 4만 2,500달러란 가격에 팔렸다]


세이코는 무엇보다도 그때 그 시절 오리지널리티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크기는 33mm와 37.5mm 두 가지.오리지널 모델의 복각판인 화이트 다이얼은 첫 출시 년도에 맞춰 사이즈별로 딱 1,982점만 선보인다고. 블랙 다이얼은 300점씩 준비했다. 출시는 3월 10일, 가격은 2만엔이다. 일본에서만 판매한다고 하니 사실 구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영접한 지름신인데 이대로 보내긴 아쉬웠던 모양. 세이코 시계로 시작된 시간여행은 날 엘라고에 떨궜다. 운명처럼 내 앞에 나타난 너라니. 엘라고의 W3 Stand는 타임지 커버에서 스티브 잡스가 안고 있는 매킨토시를 꼭 빼닮은 애플워치 충전독이다. 매킨토시가 35년을 달려 애플워치 충전독에 안착했다. 너 좀 귀여운 것 같아. 충전 중인 애플워치 화면과 어우러지면 꼭 도스(DOS) 화면처럼 보이는 리얼리티가 살아난다.


가격은 1만 4,900원. 가질 수 없는 세이코보다 지금 당장 내 손에 쥘 수 있는 이 애플워치 스탠드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살까, 말까. 아 아무래도 사야겠지?


Elago W3 Stand for Apple Watch
Price – 1만 4,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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