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에디트 Mar 16. 2017

내가 바로 면도 힙통령

조금 수상한 브랜드 데시엠 에이비 크루 

오늘 난 화장품 골라주는 여자다.


어떤 날은 양치요정이 되어 칫솔을 추천했다가, 또 어느 날은 향수를 들이밀고.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물건을 고르냐고 물으신다면… 그저 웃지요. 사실 딱히 할 말은 없다. 지금 나의 눈에 띈, 아름답고 느낌 있는 물건들을 신중하게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 나의 레이더에 포착된 건 데시엠(DECIEM). 음 설명하기 애매하고, 수상한 곳이다. ‘한 우물을 파는 자가 성공한다.’ 이 말은 오랫동안 불변의 진리로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데시엠은 말한다. “아니요.” 데시엠은 무려 10개의 브랜드를 끌어안고 출발선에 섰다. 사실 데시엠이라는 이름은 이 10개의 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들도 인정하고 있다. 10개의 브랜드를 한번에 관리한다는 건 아주 많이 힘든 일이라는걸. 그래서 포기했냐고? 아니, 그냥 하기로 했다.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니까.


그렇다. 데시엠의 모토는 바로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거다. 어째 점점 더 수상해지는 것 같지만 좀 더 들어보자. 캐나다에서 시작된 이 정체모를 브랜드는 사실 놀라울 정도로 뷰티 업계의 실상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뷰티 업계는 수많은 미신과 유행이 밀물처럼 쏟아졌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곳이다. 화장품의 특성상 소비자들이 제품의 효과를 즉각적으로 알아차리기 힘들다. 화장품을 만드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생산자가 이 기술을 소비자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런 간극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원가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 광고에 쏟아지는 불필요하게 큰 비용, 0.0001% 함유된 성분이 그 제품의 모든 것인 것처럼 포장되는 마케팅은 바로 이 간극이 낳은 괴물이다.


그래서 데시엠은 본질에 집중하기로한다. 수없이 확장하는 브랜드도 바로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다 보니 생긴 결과라고.


자, 그렇다면 이제 본론이다. 그래서 여러분은 이 수상한 브랜드의 제품 중 무엇을 사면 되는가. 오늘 소개할 라인은 에이비 크루(AB CREW). 데시엠의 10개 브랜드 중 남자의 건강과 피트니스 그루밍을 위한 제품으로 구성된 라인이다. 100m 밖에서도 눈에 띄는 샛노란 패키지가 특징.


이제 면도할 때, 거품으로 피부를 지키는 건 끝났다. 거품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니까. 에이비 크루의 쉐이브 젤은 거품이 아니라, 뭐랄까… 크림과 오일의 중간, 아니 크림과 오일을 섞어 뻑뻑하게 만든 것 같은 굉장히 독특한 제형이다. 덕분에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면도날로부터 더 효율적으로 보호해준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일종의 실리콘을 팩을 피부에 임시로 덧씌우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물에는 깨끗하게 씻긴다. 아마 이전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일 거다. 굉장히 신기한 녀석.


여러분, 어딘가에서 이 노란 녀석을 발견했다면 혹은 ‘THE ABNORMAL BEAUTY COMPANY’란 수상한 간판을 발견했다면, 일단 들러서 이것저것 테스트해보길 권한다. 새로운 것은 무서울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걸 남들보다 빨리 쓰는 게 진정한 힙스터다.


데시엠 에이비 크루 쉐이브 젤, 120ml
Point – 쉐이빙젤계의 힙스터
Price – 2만 4,000원


기사 제보 및 광고 문의 / hello@the-edit.co.kr


작가의 이전글 내 방 구경할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