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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Jul 12. 2016

[M의 취향] OBXET 노트북 스탠드

세상의 모든 프리랜서를 위한 노트북 거치대

지르기 위해 살지요.


무언가를 사면 기분이 좋아진다. 비싸지 않을수록, 나의 변변치 않은 일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물건일 수록 이 기쁨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휴지나 샴푸 같은 건, 설령 한 박스를 산다고해도 엄청난 즐거움을 느끼긴 힘든 법이다.

   

‘M의 취향’에서는 그냥 단순하게 갖고 싶어서 지른 나의 물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의 카드 명세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나의 발칙한 지름템들. 혹여 “쟤는 뭐 저런 걸 사?”라고 생각하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봐주시길. 어차피 누가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내가 이미 돈을 썼다는 사실엔 변화가 없거니와, 또 원래 내가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편도 아니니까.



“이유같지 않은 이유”

  


지난 주말엔 노트북 스탠드를 샀다. 퇴사를 하고 온 세상이 내 사무실이 된 마당에 뭔가 나만의 ‘언제 어디든 콘센트만 있으면 그곳이 내 사무실 세트’를 완성하고 싶었달까.


 

거북목이여 이제 안녕


게다가 일주일 내내 작디 작은 11인치 맥북 에어를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눈은 빠질 것처럼 아프고 목은 점점 앞으로 굽어 당장 거북이가 될 지경이었다. 날이 더워져서 곧 로켓을 발사할 것처럼 윙윙대는 맥북의 상태도 한 몫했고.


“예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어”



그래서 노트북 거치대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노트북 거치대는 하나같이 크고 못생긴 것들 뿐이었다. 저 거치대 위에 내 어여쁜 맥북을 올린다는 상상만으로도 맥북에게 죄를 짓는 것 같다. 만약 저걸 사면 집에 숨겨 놓고 나만 봐야 할 것 같아…


그러다 OBXET의 노트북 스탠드를 발견했다. 시크한 블랙 바디, 분리해서 가방에 쏙 들어가는 휴대성까지 내가 찾던 그런 녀석이었다. 심지어 가격도 23,500원으로 아름답기까지. 뭘 더 망설여! 일단 지르자.

 

 “택배 왔다!”



우리나라 택배 시스템은 정말이지 훌륭하다. 다음 날 바로 내 손에 제품이 떨어졌다.



이 노트북 스탠드의 구조는 간단하다. ‘ㄱ’ 모양의 두 개의 나무 판을 ‘X’ 자로 조립해서 사용한다.



소재는 Valchromat(발크로멧)이라고 우드 패널로 포르투갈에서 자란 소나무로 만들었다. 소재가 나무라 쥐었을 때 생각보다 단단하고 가볍다. 또한 X자로 나무를 맞물렸을 때, 오차없이 착 하고 맞아 떨어진다. 음… 잘 만들었어.



쓰지 않을 땐 분리해 가죽 스트랩으로 고정해둘 수 있다. 색상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랜덤 배송이다. 감성 있는 갈색으로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지만 내껀 블랙.



따로 블루투스 키보드를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닌지라, 노트북 스탠드를 사면 타자를 치기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편하다. 노트북을 올렸을 때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 오히려 타자 치기가 편하다고 느껴질 정도. 특히 요즘같이 푹푹 찌는 날엔 내 팔과 책상에 약간의 숨쉴 틈을 내준다.


“지름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일주일 정도 사용해보니 완벽한 제품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 몇 가지 불편한 점이 느껴진다. 11인치에서 15인치 노트북까지 가능한 제품이라 11인치인 내 맥북에는 아슬아슬하게 맞는다. 그래서 정확하게 제품을 올려놓지 않으면 노트북이 비뚤어진다. 그리고 타자를 칠 때 팔 안 쪽에 노트북 스탠드의 나무가 닿아서 아플 때가 있다. 이건 각도를 잘 맞추면 해결되는 문제긴 하다.



몇 가지 단점이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지름은 꽤 성공적이다. 가방에 넣어도 무게가 느껴지지 않아 노트북을 챙길 때 일단 넣고 본다. 게다가 자꾸 불끈불끈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내 승모근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당분간은 이녀석과 함께 할 생각이다.


OBXET 007 노트북 스탠드
Price – 23,500원


http://the-ed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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