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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Jul 13. 2017

이렇게 돈 쓰는 게 재밌어, 클립 카드

카드 긁을 때도 스마트하게!!

얼마 전에 <새로나왔> 코너에서 소개했던 ‘클립 카드’. 계속 마음 속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있다가 결국 사버렸다.


새롭고 섹시한 제품이긴한데, 생각보다 좀 비싸서 망설여지더라. 그러다 어느 날 문득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화장실은 원래 사색의 공간이다). 디에디트는 소비와 취향의 공간인데 왜 정작 ‘소비의 열쇠’인 카드는 리뷰한 적이 없을까? 이 시대에 카드만큼 내 손을 많이 타는 물건이 어딨담? 그래, 이건 날 위한 아주 작은 투자. 게다가 리뷰까지 해버린다면 여러모로 합리적인 소비다! 이런 마음으로 무려 스마트폰 소액 결제로 클립 카드를 질러 버렸다. 이렇게 사면 죄책감이 적거든요.



박스가 예쁘다. 뭔가 애플의 매직 키보드 같기도 하고. 다른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나는 잘 포장된 제품을 좋아한다. 좋은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 포장을 뜯기 전에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는 법이니까.



양각으로 새겨진 ‘CLIP YOUR CARDS’라는 문구를 손끝으로 만지다가 박스를 뜯었다.



사진으로 봤던 것만큼 예쁘다. 최근엔 신용카드 디자인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내가 추구하는 세련미의 기준에 부합하는 카드다. 일단 황금빛 IC 칩이 없다는 게 한몫하겠지. 꽤 재밌다. 카드 형태의 이 얇은 기기 안에 온갖 기능이 들어있다니. 얄팍한 클립 카드를 이리저리 살펴본다. 이래 봬도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데다 배터리까지 품고 있다.


나는 매일 맥북을 들고 다닌다. 가방이 무겁다는 의미다. 그래서 다른 짐들을 최소화 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단두대에 오른 아이는 지갑이다. 꽉꽉 채워 넣으면 카드를 열 두 개 남짓 수납할 수 있었던 통통하고 예쁜 지갑이었다. 이것만 해도 꽤 무거웠다. 현금도 잘 쓰지 않으니 굳이 들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 가벼운 카드 지갑에 명함과 카드 서너 개만 들고 다녔다. 물론 번거로움은 있었다. 여러 장의 카드를 들고 다니다보니 계산할 때마다 허둥지둥 지갑을 뒤지게 된다는 점. 헷갈리기도 하고, 잃어버리는 일도 잦았다. 그래, 클립 카드를 구입한 명분을 계속 찾아다니고 있는 것 같다.



이 날씬한 카드에는 10장의 신용카드(체크 포함)와 10장의 멤버십 카드, 1장의 교통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산뜻하다. 작은 클러치만 들고 외출하는 날이라면, 따로 지갑 없이 안쪽 포켓에 클립 카드만 챙겨도 되겠지.



사용법은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에 클립 앱을 받아 블루투스로 연결한 뒤 원하는 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이 작은 기기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야무지게 들어있는지 보라. 카드 종류를 바꿀 때는 1.3인치의 작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 이제 에디터H의 소비 패턴을 여과 없이 보여드리겠다.

 


#호화로운 런치



사실 지난 주까지 엄청난 일들을 몇 가지 끝냈다. 디에디트의 1주년 파티를 마쳤고, 수차례 준비한 데모데이 프레젠테이션도 멋지게 해냈다. 뭔가 힘들게 해냈을 땐 맛있는 걸로 축하해야 한다. 화려한 토요일을 보내겠다는 일념으로 레스토랑에 점심을 예약해뒀다.


여의도 글래드 호텔 1층에 위치한 그리츠 레스토랑이다. 글래드 호텔은 서울 호텔 중 유일한 디자인 호텔스 멤버다. 럭셔리 호텔이라기 보다는 감각적이고 미니멀한 컨셉. 과한 치장이나 번쩍이는 인테리어는 없지만, 세련된 디테일이 눈에 띈다. 레스토랑 또한 마찬가지. 호텔 뷔페 레스토랑인데 뉴욕 브런치 카페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다.



가장 중요한 건 음식이 맛있다는 사실. 가격 대비 퀄리티가 훌륭하다. 아아. 행복하다. 첫 접시에는 채소를 잔뜩 먹는 척 하며 양갈비를 더했다. 후르륵 짭짭.


음식 종류가 엄청 많진 않은데, 하나 하나 맛이 좋다. 런치부터 대게가 삶아져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대게를 먹으면 대게 행복하지. 나만 그런가? 딱딱한 다리를 잡고 미리 손질된 틈 사이에 힘을 주면 뽀얀 속살이 튀어나온다. 게걸스럽게 먹었다.



디저트도 꽤 괜찮다. 여름 맞이 하와이안 컨셉이었는지 코코넛 푸딩이 있더라. 어머, 짱맛. 이쯤 되면 이게 클립 카드 리뷰인지 맛집 탐방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치열한 먹방 도중에 “내가 클립 카드 리뷰중이다”라는 목적을 잊지 않기 위해 찍어둔 인증샷이다. 역시 나는 프로페셔널. 냠냠.


사실 이 레스토랑에서의 식사가 클립 카드의 ‘첫 결제’였다. 실제 내가 쓰는 BC카드는 집에 두고 왔기 때문에, 제대로 결제가 되지 않으면 돈을 낼 방법이 없다. 두근두근. 솔직히 좀 무서웠다. 영수증에 적힌 9만 200원어치 두려움을 품고 카드를 내밀었다.



문제없이 결제 성공. 단말기에 클립 카드를 긁는 직원의 손놀림엔 망설임이 없다. 일반 카드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의식조차 못하는 것 같다. 아, 참고로 결제할 땐 미리 설정해둔 비밀번호를 눌러야 한다. 카드 앞면에 있는 M과 C버튼을 조합해 4~6자리 비밀번호를 만들 수 있다. 어차피 단순한 비밀번호이기 때문에 그다지 복잡한 절차는 아니다. 최소한의 보안을 위한 장치인 것 같다. 첫 결제에 성공하고 나니 자신감(?)이 붙는다.



#스타벅스도 통과



배가 부르지만 ‘식후땡’으로 커피가 당긴다. 근처 스타벅스를 찾았다. 주말이라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다. 다들 덥고 무료한 주말의 집을 피해 스타벅스로 피신 온 모양이다. 방금 전에 디저트까지 먹고 왔건만, 친구가 라떼에 케이크까지 먹어야겠다고 한다. 오늘은 내가 쏘는 날이라 이러는 모양이다.


“콜드 브루 라떼 하나, 오미자 피지오 하나, 애플 시나몬 치즈 케이크 하나 주세요.”


스타벅스는 IC 카드로 결제할 경우 고객이 직접 단말에 카드를 꽂아 넣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클립 카드는 마그네틱 방식이다. 이걸 설명해야 하나 싶어서 클립 카드를 들고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눈치 빠른 스타벅스 직원분이 내가 들고 있는 카드에 IC 칩이 없는 걸 눈치 채고 손을 내민다. 여기도 문제없이 결제 성공!



창가에 자리를 잡고 도저히 빈 자리가 없을 것 같았던 위장에 새 자리를 내어 케이크와 음료를 흡입했다. 평소에 커피를 워낙 많이 마시는 편이라, 카페인 줄이기 캠페인 중이다. 오미자 피지오는 그럴 때 마시기 좋다. 적당히 청량하고 달고, 시원하다. 여러분 추천해요.


커피를 마시며 인증샷을 찍고 있는데, 뒤늦게 후회가 밀려온다. 스타벅스에선 KT 포인트로 음료 사이즈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데 그걸 잊었다.



클립 카드에 내가 주로 쓰는 멤버십 카드를 미리 넣어놨다. KT 멤버십, 롯데 포인트, CJ ONE 포인트. 혜택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평소엔 멤버십 포인트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항상 직원이 “KT 멤버십이나 블라블라는 없으세요?”라고 물어볼 때야 생각이 나곤 하는데, 계산대 앞에 서서 스마트폰을 열어 모바일 멤버십 카드를 찾는 과정은 너무 번거롭기 때문이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냥 다음에 써야지… 하고 포기하게 된다.


클립 카드는 따로 멤버십 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으니 꼭 써보려고 했는데, 또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한 번 더 돈 쓰러 떠나야겠다.



#할인 먼저, 결제는 나중에



현대인이 가장 자주 쇼핑(?)을 하는 곳이 어딜까. 백화점? 할인 매장? 아니다. 편의점이다. 나는 차가운 도시 여자답게 클립 카드를 들고 편의점을 향했다. 편의점에 들어가면 언제나 살 것이 있다. 하다못해 머리 고무줄까지 파는 곳인걸.


주전부리와 물티슈, 가그린 등 필요한 것들을 몇 가지 샀다.


“여기 KT 할인 되죠?”



계산대 앞에서 물어보니, 할인 카드를 먼저 달라고 답한다. 재빠르게 클립 카드에서, 계산할 카드를 선택하고 멤버쉽 중 KT를 선택한다. 몇 초 걸리지 않는 작업이다. 드디어 준비됐다!


“거기 바코드로 할인해 주세요, 결제도 그걸로 해주시구요.”



편의점 직원분이 클립 카드의 작은 화면 위에 뜬 바코드를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시크하게 바코드를 찍고, 카드를 긁어 결제까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어떻게 쓰는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써보니 더 신기하다.



자, 이렇게 할인에 결제. 일거양득 성공. 3,120원 할인 받고 맥주에 고구마칩까지 샀으니, 이렇게 알찬 생활형 리뷰가 있을 수가.



#어머, 그게 뭔가요?



여기부턴 번외편이다. 항상 구경만 하던 옷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새빨간 세일 포스터가 붙어있다.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간다. 어어, 세일이라고? 잠깐 구경만 해볼까?


세일이라는 말에 홀려 마구마구 옷을 골랐다. 핑계를 대자면 요즘 너무 바빠서 따로 쇼핑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눈에 보일 때마다 눈치껏 쇼핑을 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


망설임 없이 세 벌의 옷을 골랐다. 결제 하려고 지갑을 꺼냈는데 식은 땀이 흐른다. 내 카드를 두고 왔다. 법인카드 밖에 없다. 법인카드로 결제하면 에디터M에게 문자가 간다. 우리 대표님(에디터M)이 알면 따귀를 맞을 일이다. 눈물을 머금고 옷을 내려놓으려는데, 가방 안주머니에 넣어둔 클립 카드가 생각났다. 꺄아. 역시 소비의 신은 나를 버리지 않는다.


카운터에서 반품 및 교환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한 귀로 흘려 들으며, 인증샷을 찍었다. 아무래도 이 기쁜 지름의 현장을 리뷰로 표현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옷 가게 사장님이 궁금한 듯 묻는다.


“어머, 그 카드는 뭐예요?”



나도 모르게 아줌마처럼 설명해드리고 왔다. 아니, 이게 클립 카드라는 건데요. 여기다 카드를 등록하면 스물 한 장이나 넣을 수 있어요. 이렇게 비밀번호 누르면, 바로 결제할 수 있어요. 여기 화면에 BC카드라고 뜨는거 보이시죠? 밑에 my check라고 뜨는 건 제가 등록해 놓은 카드 이름이에요. 그냥 긁으시면 돼요. 한 번 해보세요.


지징- 하고 영수증 뽑히는 소리와 함께 결제가 끝났다. 사장님이 “어머 신기하다, 디자인도 예쁘네. 손님 예쁘게 입으세요.” 하고 봉투를 내민다. 결제하고 나서야 알았는데, 내가 구입한 옷 세 벌 중에서 한 벌만 세일 상품이었다. 근데 왜 반품도 교환도 안된다는 거지. 나는 바보인가.



#소비는 즐거워


클립 카드를 지르고, 그 카드로 또 지르고 다닌 나의 리뷰는 여기까지. 기분 좋은 소비였다. 없다고 큰일 날 제품은 아니고, 있으면 조금 편리하고, 조금 더 기분 좋은, 그런 작은 사치랄까. 스트레스 없이 여러 카드와 멤버십을 번갈아 가며 사용할 수 있는 메리트는 꽤 높게 살만하다. 게다가 쓸 때마다 얼리어답터가 된 것 같은 으쓱함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 번 충전하면 한달 까지 버티는 배터리도 흡족하다. 다만, ATM에서 출금용으론 사용할 수 없으며 법인 명의의 카드는 클립 카드에 등록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알아두시길. 앞으로 지원하는 카드사가 늘어나면 좀 더 의미있는 제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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