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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기억하는 방법

by 디에디트

어느덧 가을이다.


이것은 가장 뜨거운 계절, 가장 더운 나라로 떠났던 기록.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지다 결국 아침저녁으로 살갗에 닿는 바람이 서늘해진 지금에서야 영상을 올리게 됐다.


2박 3일의 짧은 홍콩 여행 내내 우리는 물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오뉴월 습식 사우나 보다 높은 습도 때문이기도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여행 영상을 찍는 다는 건 생각보다 고된 일이더라(여행 Vlog를 올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리스펙트).



사진과 영상은 비슷한 듯 전혀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지나간 일을 들춰보는걸 좋아하지 않아 여행사진을 다시 보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가끔 여행지에서 찍은 영상은 다시 플레이하곤 한다. 영상 속엔 지금 나랑 전혀 다른 공기를 마시고, 내뱉는 낯선 내가 있다.


시간은 필터처럼 우리의 기억을 아름답게 희석한다. 2박 3일 동안 힘들었지만, 지금 본 그때의 나는 참 즐거워 보이는구나. 웃기고 귀여운 홍콩 여행 영상이지만, 지금 보니 어쩐지 좀 아련한 기분. 다들 가장 뜨거운 홍콩 영상을 봐주시길. 홍콩 여행기 전체가 궁금하다면, 여기로.


너무 진지했나? 글은 이렇게 고상하게 썼지만, 지금부터 여러분께 보여드릴 영상은 다소 방정맞고 경박하다. 즐겁게 봐주시길.



이혜민.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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