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기록이 아니라 기준이 되었다

SNS에는 특별한 일이 올라오지 않는다. 특별해 보이는 형식이 반복될 뿐

by root

처음에 SNS는 기록이었다.
하루의 일부를 남기고, 지나간 순간을 저장하는 공간이었다. 무엇을 올릴지는 개인의 선택이었고, 올리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지금의 SNS는 다르게 작동한다.
무엇을 했는지를 남기기보다,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는 데 먼저 개입한다. 일상은 지나간 뒤에 정리되지 않고, 시작하기 전부터 한 번 더 생각된다.


우리는 경험하기 전에 멈춘다.
이 장면이 남을지, 이 순간이 어색하지 않을지, 이 선택이 설명 가능한지. 이 판단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SNS에는 특별한 일이 올라오지 않는다.
특별해 보이는 형식이 반복될 뿐이다. 비슷한 구도, 비슷한 말, 익숙한 분위기. 다르다고 느껴지는 장면들조차 쉽게 구분된다.


그래서 기록은 결과가 아니다.
기준이 된다. 무엇이 무난한지, 어디까지가 적당한지, 어떤 모습이 이해 가능한지를 매일 보여준다.
우리는 여전히 자유롭게 올린다고 느낀다.
다만 무엇을 올릴 수 있다고 느끼는지는 이미 충분히 학습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