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람

by 최은녕 라온나비

봄, 바람



산책길,

뺨을 스치는 것이 있었다


차갑지 않았다


겨울 바람과는 달리

살짝 비켜가듯

그냥 지나쳤는데


괜히 발걸음이 느려졌다


꽃 냄새인지

흙 냄새인지


코끝에 잠깐 머물다 간 것


아,

오늘이구나


봄이 오는 날은

이렇게

바람이 먼저 속삭인다


겨울 내내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손을 꺼냈다


오래 접어 두었던 마음도

슬며시 펼쳐졌다


바람이

등을 한 번 밀어주는 것 같았다


올봄엔

뭔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 없는 기분


그게 바람(風)인지

바람(望)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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