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21시, 파리 남쪽 기숙사촌, 씨떼에서 요청이 들어왔다.
'짐이 많은데 괜찮을까요?"라는 친절한 메모가 달려있었다.
착한 학생이네..라는 생각과 함께 퍼뜩 '혹시?,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을 싣고 출발하며 물었다, 올림픽 때문이에요?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올림픽 때문에 기숙사에서 쫓겨나는 학생이었다.
A는 폴란트계 프랑스 인으로, 파리 대학 기숙사촌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6월 27일, 올림픽을 정확히 한 달 앞두고 이사를 해야 했다.
언론에 보도되었듯이, 올림픽 주최 측과 파리시의 요구에 따라 기숙사를 떠나게 된 것이다.
동료들은 어떠한지 물었다. 갈 곳이 없는 친구들은 건물을 옮겨야 했지만, 월세가 더 높다고 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 다시 돌아오느냐고 물었다. 답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곤 덧붙였다.
"테러 같은 사건 사고가 없어야죠..
그러나 올림픽은 망했으면 좋겠어요."
반박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주최 측의 '만행'에 가까운 행동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치 전에서 대회기간 동안 대중교통을 무료로 할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무료는커녕 요금을 2배로 올렸다.
그럼에도 무수히 많은 역은 안전을 이유로 폐쇄된다고 했다. 비싼 표를 사고도 근처까지 갈 수 없는 것이다.
올림픽은 무사히 치러질 것이다.
그렇게 분노하던 파리시민들이지만,
모두 똑같이 이구동성으로 "사건 사고, 테러는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람의 마음은 다 같구나.. 생각했다. 아직 희망이 있구나.. 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미디어를 통해 화려하게 전달될 올림픽의 이면,
파리에서 일상을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은 올림픽 휘장의 뒤편에 감추어져 버릴 것이다.
이런 세상이 늘 슬프다.
화려하게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화려한 결과물들, 활짝 웃을 vip들
그리고 그 뒤편에서 교통체증과 폭등한 물가와 헝클어진 일상을 감당해야 하는 소시민들...
많은 파리지엥들은 이미 여름에 떠날 '각오'들을 하고 있다.
떠날 형편이 못 되는 수많은 파리지앵들은 파리와 일드 프랑스에 남을 것이다.
그들은 어떤 눈으로 올림픽을 바라볼까?
A의 말이 떠오른다.
올림픽이 망했으면 좋겠어요...
그때도 반박할 수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
Plus de 3000 logements étudiants seront réquisitionnés pendant les Jeux Olympiques de Paris. https://www.ladepeche.fr/2024/04/06/jo-de-paris-2024-expulses-de-leurs-logements-cet-ete-des-etudiants-parisiens-demandent-des-solutions-11874439.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