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를 들어야 할 때...

파리의 우버운전사

바흐로 위안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바흐는 빠른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해 주고,

복잡한 머리를, 복잡한 생각을 잠시 잊게 해 주고,

삶을 모노톤으로 만들어주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흐르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위안까지 주지는 않는다.

잠시 시간을 잊게 해 주고,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기운을 내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몫으로 남는다.

불면증을 위해 작곡되었다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그런 곡이었다.

잠시 우리가 시간을 견뎌내도록, 바흐는 그렇게 동행해 준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위로까지 주지는 않는다.


그럴 땐,

모차르트를 들어야 한다.

뉴스에, 유튜브 방송에 시시각각 내전의 소식을 내란의 소식에 걱정으로 달리던 오늘 오후

잠시 멈춘 사이 라디오에서 흐르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이 흘렀다.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오히려

잠시, 위안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모차르트가 있었지...


모차르트는 서른여섯인 적이 없었다.

불혹이라는 마흔도, 쉰의 나이도, 예순도 없었다.

모차르트는 35세에 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놀라웠다.

마흔을 넘기지 못한 모차르트의 음악 안엔.

오십을 육십을 넘은 것 같은,

그렇게 오랜 시간을 살았을 것 같은 사람의 시선이, 마음이, 연륜이 있었다.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가 눈물을 흘리며 듣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마지막 장면도,

어떻게 그 젊은 나이에,

나이 든 부부의 사랑과 증오와 화해를 그렇게 그려낼 수 있었는지..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였다.


이미 어린 나이에,

생을 다 살아본 것처럼 음악을 쓰는..

그래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그래 알아,

어떤 마음인지,

어떤 슬픔인지

이런 거 아닐까

그리고 괜찮아...

나아질 거야...

괜찮을 거야..


천재가 그려준 슬픔이어서 그랬을까

모차르트의 슬픔 안엔,

포기하지 않는 용기가 있고,

모차르트의 우수한엔,

꺼지지 않는 작은 그림자가 있다.

사라지지 않는 작은 불빛이 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들으면,

위안이 된다.

모차르트를 들을 때다...


어제 라디오에서 흐르던 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9번의 2악장이었다.

너무 지쳤을 땐,

1악장도 건너뛰고 3악장도 없이

2악장의 편안함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마치 푹신한 소파에 몸을 누이 듯이,

포기가 아니다.

다시 싸우기 전에 쉴 뿐이다.

탄핵이 완성될 때까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9번 2악장

분명 슬픈데 희망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묘하다..

호기심을 유발해서,

살아있게 만드는 것 같다..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Lz5LPA4aVXk


*모차르트는 팔색조다

모차르트 안엔, 슈베르트도 있고, 쇼팽도 있고, 차이콥스키도 있는 것 같다.

유난히 어둡고 우수에 차있어 보이는 23번 2악장

엘렌 그뤼모의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j8e0fBlvEMQ



*영화 엘비라 마디간으로 유명한 21번

손열음의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fNU-XAZjhzA



*21번 2악장을 연주하는 카라얀,

자세히 보면 피아노 음과 손이 맞지 않는다.

거장의 사기인 셈인데,

한 피아니스트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아마도 나중에 다시 연주해서 사운드를 얹은 것이 아니겠냐고 한다.

라이브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것은,

영상은 사기인데,

지휘자가 정확히 바라는 지점은 있었던 것 같다.

모차르트 음악의 아니 어쩌면 이 21번 2악장을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자신의 취향은 분명하게 느껴지는...

카라얀은 카라얀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eOY-YOfrHQ


*바흐 골드베르그 변주곡

임윤찬의 스승, 손민수의 연주

청출어람도,

뛰어난 스승이기에 가능한 것,

제자는 스승을 넘어섬으로써 스승께 감사를 다한 셈이고,

스승은 제자를 그렇게 키움으로서 자신의 의미를 증명한 셈..

참 아름다운 만남이다...

감사...

https://www.youtube.com/watch?v=BLElZaqQxE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