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관용의 나라에서 쪼잔한 공화국으로

위대한 일상 2021년

"법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는 그 사회가 망해간다는 거야."

20여 년 전, 경제학을 공부하신 H선생님의 말씀이셨다.

법 없이도 지켜져야 할 당연한 일들을, 일일이 법으로 '벌'을 주어야 하는 사회라면,

그만큼 '덜 성숙한' 사회라는 이야기셨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상의 사이버 협박범들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 협박을 받은 사람은 '밀라'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인데, 그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슬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슬람 비판'에 대한 무수히 많은 다른 '비판'이 이어졌고, 급기야 '비판'을 넘은 '살해 협박'까지 이어지며 '법적 재판'까지 이어진 것이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밀라'의 '이슬람 비판'에 대해 '비판의 자유'라고 옹호했다. 흥미로운 것은 프랑스가 유독 이슬람 비판, 이슬람 조롱에 대해선 늘 '비판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밀라'가 유태인에 대해 또 다른 종교에 대해 그렇게 '비판'을 했어도 대통령이 나서서 '비판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해 주었을까?


'이슬람 비판'에 대해 '살해 협박'까지 보낸 것은 물론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 맞다. 그러나 프랑스의 '이슬람 신도'들의 '쌓여있는 서운함' '분노의 감정'들에 대해서, 프랑스 사회는 또 '프랑스의 대통령'은 '단 한번'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해 보았을까? 프랑스는 늘 '정종교 분리 원칙', '라이시떼'를 이야기하며 '프랑스'는 '공화국'일뿐 그 어떤 종교에도 '특혜를 주지 않겠다'라고 '강조'하며, "공화국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런데, 프랑스의 모든 휴일은 '가톨릭 휴일'이고, 대선후보들은 늘 '가톨릭의 역사와 문화'를 강조하며, 예전엔 국가수반이 '장례미사'에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젠 대놓고'유명인'의 '장례미사'에 '대통령의 자격'으로 참석한다.


20년 전, 프랑스의 한 시골 어학원에서 선생님이 말했다.

"나는 대통령의 종교를 알지만, 너희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통령과 같은 종교인 사람 또 그렇지 않은 사람이 불평등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 선생님은 덧붙였었다. "나는 어떤 종교적 표식도 너희들 앞에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난 공화국의 교사이고, 너희들의 모든 종교가 똑같이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20년 전 내가 있었던 시골 어학원의 모습이었다. 한국에서의 고등학교 입학식, 재단이 가톨릭이어서 입학식에 신부님이 '축복'을 해주시던, 내가 가톨릭 신자였지만, 불교신자인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던, 가톨릭 신자라는 것이 부끄러웠던 경험을 했던 나로서는 그 시골 어학원 선생님의 '모두를 위한 배려'가 감동이었고, 그런 '공화국의 정신'이 참 멋졌다. 그랬다. 그때의 프랑스는 진정한 '공화국'이었고 '관용의 나라'였다.


'철없는 새정치'가 이끌고 있는 지금의 프랑스는 그 어느 때 보다 '쪼잔한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


#thegreatdays2021 le 08 july 2021#MILA au #tribunal_de_paris et #Cyberharcèlement #French #Re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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