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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그리고 윤희숙 (1)

위대한 일상 2021년 8월 12일

‘I worry my daughters will never know peace’: women flee the Taliban – again

'내 딸들이 결코 평화를 알지 못할까 걱정된다' 여성들이 탈레반을 탈출하다.


2021년 8월 12일 자 가디언의 한 기사 제목이었다. 가슴 아픈. 가슴 아픈 제목이었다.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1/aug/12/i-worry-my-daughters-will-never-know-peace-women-flee-the-taliban-again-afghanistan



나의 딸들이 '평화'라는 것을 영영 알 수 없게 될까 봐 두렵다는 엄마의 말은

온몸을 천으로 뒤집에 쓰고 살아야 했던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보다 미래가 더 끔찍할 것이란 절망이 담겨있는 말이었다.

어린 동생을 안고 있는 한 여자아이를 그리며

멀리서 편안하게 이 아이들을 그리는 것 자체가 '사치'같은 세상에서,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바라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죄책감이 드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말을 하고도 파리 외곽도로를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시리아의 난민들과 아프가니스탄에의 난민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고 고백한다.


미군은 군장비도 챙기지 못하고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갔다.

말이 '철수'이지, 그야말로 '야반도주', '줄행랑'이었다.

911을 핑계로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한 지 20여 년.

그때도 참혹했고, 지금은 더 참혹해진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미국은 어떤 사과도 설명도 없이 떠나 버렸다.


위대한 일상 2009년 5월 4일 대선 출마용 포스터 사진을 찍는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대통령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통제할 수 있을까?

12년 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당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그렸었다.

아주 싸구려 소형 카메라로 대선 포스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암담했다. 이런 정부가, 나라를 이끌 수 있을까...

탈래반도 그려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탈레반을 그리지 않는다

너무 무서웠다.

단순한 무장 테러조직이 아니다.

탈레반의 만행과 그 행적들을 여기 옮겨 적기도 힘들 정도로 끔찍하다.


그런 탈레반을 끌어와서, 국민의 힘 윤희숙은

문재인 정부를 '탈래반 정권'이라 비판했다.


그녀의 무지가 소스라치게 끔찍하고 두렵다..

대체 탈레반이 어떤 사람들 인지나 알고 저렇게 말한 것일까...

어떻게 아무리 상대편이 밉다고 해도,

저렇게 심한 표현을 쓸 수가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언론은 가만히 두고 보고만 있는 것일까..


탈레반들이 참수한 시신들을 차에 매달고 거리를 누비는 장면을 담은 다큐를 본 적이 있었다.

탈레반은 그런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자신의 나라의 정부를 비판하는데 가져다 쓰는 국회의원의 무지는 무어라고 말해야 하나...


미래가 없는,

미래에 평화라는 단어를 모른 채 살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절망한 아프가니스탄 여인의 절망 앞에

어쩌면, 한국의 끔찍한 극우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비판은 배부른 비판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수많은 살상을 저지른 탈레반을 문재인 정부 비판에 가져다 쓴 윤희숙에게 묻고 싶다.

그대들의 건국의 아버지라는 이승만이 서울을 빠져나가며 다리를 끊어 죽은 수많은 사상자들

또 그대들의 부흥의 화신인 박정희가 고문으로 죽게 만든 수많은 희생자들

또 그대들의 정당에서 칭송받는 전두환이 광주에서 저지른 만행으로 죽어간 수많은 무고한 국민들

탈레반이라고 비유할 것이라면, 그것은 당신들이 더 어울리지 않는가?

잔혹하다면,

광주의 참상을 두고 사과조차 없는 전두환이나,

자식 잃은 부모에게 '그만 좀 하자'는 망언을 일삼는,

국민의 힘.이라는 당신들 아닌가?라고...




(이 글을 쓴 것이 8월 12일이었는데

지금 8월 15일, 아프가니스 칸 정부가 탈래반에게 평화적으로 정권을 양도한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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