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상 2023년 6월 5일
블랙 핑크의 제니가 출연했다는 '더 아이돌'의 예고편을 보았다.
아이들이, 제단에 바쳐진 재물들처럼 보였다.
미디어와 자본, 권력이라는 제사장들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바치는...
20년 전 쓴 글이 떠올랐다.
세상이 더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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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Idole) 과 거대한 분묘(墳墓) 그리고 자발적인 순장(殉葬)
아이돌(Idole)이 있다. 아이돌(Idole)은 이러한 스팩터클들의 주인공이다. 합법적인 제물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eidôlon , 그 뜻은 ‘죽은 자의 유령’이다. 정확하다. 허상인 것이다. 대중들이, 소녀들이 만나는 훈남, 꽃 미남은 철저히 이미지에 둘러 싸여있는 가상의 존재이다. 즉 죽은 허상이 된다. 그들도 화장실을 갈 것이고 입 냄세 나는 아침을 맞이할 테지만 그것들은 철저히 가려져 있다. 더러움이나 악함은 전혀 없는 순진 무결한 결정체로 소녀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그들이 울면 소녀들은 같이 울고 웃으면 같이 웃는다. 꽃다운 미녀들 또한 마찬가지다 허벅지를 다 내놓은 섹시한 그들에게서는 어떤 추한 모습도 연상되지 못한다. 아름답거나 섹시한 부분 이외의 다른 부분도 철저히 감추어져 버린다. 철저히 미적인 루브르의 비너스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팔 없는 비너스가 아닌 총천연색의 여신이 되어 몸을 드러낸다.
과거의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이란 모두 무덤을 장식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예술 작품’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에는 말이다. 모두 죽은 자의 영생을 위하여 무덤을 꾸미고, 그를 위해 제사와 제례를 벌인다. 바로 원시 사회의 분묘(殉葬)와 제사(祭祀), 바로 원시사회의 스펙터클이다. 마치 오늘도 같지 않은가? 죽은 자와 같은 속이 텅 빈 아이돌(Idole)을 세워두고 온갖 치장과 잔치를 벌인다. 과거의 흑백 텔레비전을 보기 위해 이장님의 집으로 모여야 했지만 이젠 이런 풍경은 온 세상에 퍼져 있다. 집집마다, 방방마다, 지하철에서도, 거리에서도 직장에서도 컴퓨터 화면이 아니면 작은 휴대폰으로 아이패드로 우리는 그 속에서 활보한다. 우리의 정신줄을 그 속에 놓아버린다.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의 진단은 너무도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이제 디카프리오가 해매던 ‘인셉션’에서처럼 현실에서 도피하여 미디어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모두 잠을 청한다.
세상은 거대한 분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그 거대한 분묘로 걸어 들어간다. 자발적인 순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랬다. 순장(殉葬)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죽은 자를 위해 산 자를 같이 묻었다던 그 고대의 ‘순장’이 이제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안은 현실보다 화려하고 고통 또한 없으며, 오히려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해줄 만큼 자극적이다. 그 분묘로 입장할 수 있는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기기만 있으면 된다. 그런 기기가 없거나 그 체제가 파괴된 사회에 있는 이들, 그리고 아주 극소수의, 거대한 미디어라는 분묘를 지각하고 있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 분묘 속을 방황한다. 현실의 파괴로 그 가상의 공간이 깨어지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 속을 나오지 못한다.
미성년 아이돌(Idole)을 벗기는 것은 당연해졌고, 영화제마다 누가 더 벗고 나오는지, 또 그래서 이번엔 누가 검색어의 1위를 차지하는가가 그 영화제의 수상작보다 더 주목을 받는다. 이렇게 벗겨놓고 사회적 책무까지 얹으려고 홍보대사에 위촉한다. 언제나 가장 역설적인 장면은 홍보대사에 뽑힌 소녀스타들의 한결같은 짧은 치마를 입고, 그 단체의 주체는 양복에 꽃까지 꼽고 같이 사진 촬영에 임한다. 마치 사회지도층임을 자임하며 대중에게는 ‘금욕’을 요구하고, 그 문건을 룸 싸롱에서 정리하는 이들의 역설과 같다.
아이돌 스타들의 노출 제한과 같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사회가 ‘예술’과 ‘외설’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데 제약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리고 그것은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여 년 전 ‘까미유 끌로델’이라는 영화 속에서 로뎅의 모델이 나오는 장면을 보카시 처리(모자이크 처리) 하던 검열 수준은 아직도 그대로이다. 불행히도 10년 전 영화’ 거짓말’ 때에 일어났던 논쟁을 두고 김규항이 이야기한 탄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 어느 시대든 검열자들이 내세우는 두 가지 핑계는 사회안전과 도덕이다. 우리의 경우 사회 안전은 주로 반공으로 표현되어 왔지만 이젠 그 반공이 얼마나 맹랑한 반공이었는가가 대체로 밝혀진 편이라 새삼 말하기가 쑥스럽다. 도덕은 주로 청소년 문제로 표현되고 있다. 나는 청소년들에게 추하고 부도덕한 현실을 보이는 일이 그들의 정서 함양에 해가 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이 나라의 성인들은 그들에게 곱고 바른 것을 많이 보여줄 의무가 있다. 문제는 청소년에게 해를 주는 현실이 ‘예술작품 속의 현실’인가 ‘실제 현실’인가 하는 점이다. 청소년들이 24시간 숨 쉬는 실재의 현실엔 어떤 도덕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은 판에, ‘청소년을 위해’ 소설 한 편, 영화 한 편, 속의 도덕을 따지는 일이란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그것은 단지 어젯밤 술집에서 남의 딸을 희롱한 이 나라의 성인 남자가 오늘밤 제 딸이 같은 일을 당할까 노심초사하는 눈물겨운 부성애에 봉사하는 일일 뿐이다. » (김규항, 쪽의 거처, ‘아웃사이더를 위하여’ 중에서, 영화언어, 2000년, 51-52쪽)
‘매춘(賣春)’을 권하는 사회 몸 팔기를 강요하는 한국의 대중문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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