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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Jul 10. 2024

이번 여름 파리에 가면

THL 창작 시(詩) #144 by The Happy Letter


이번 여름 파리에 가면



이번 여름 파리에 가면

오줌냄새 소매치기 득실대는 그 지하철Metro 타고

파리 땅 속 헤집고 다니는 대신에

에펠탑Tour Eiffel 올라가려 두 시간 줄지어 서서

답답하게 가만히 기다리는 대신에

몇 시간 만에 불타버린 그 수백 년 공든 대성당,

노트르담Notre Dame 복구 현장에 가보고 싶다

이번 여름 파리에 가면

보부아르Beauvoir와 사르트르Sartre 자주 갔다는

마고Margaux 와인 마시며

자유로운 사랑이니 계약결혼(契約結婚)이니 나누던

그 카페 대신에

자유로운 사랑은 노래했어도 자유로운 죽음은 엄두도 못 내었으니

그 뿜어내던 담배 연기처럼 흩어지던 잔상(殘像) 좇아가는 대신에

차라리 샹젤리제Champs-Élysées 거리 걷고 싶다

그 거리 따라 늘어선 플라타너스와 마로니에 나무들 바라보며

내가 사랑했지만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사람,

그 웅장하고 화려한 거리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난 *호르바트Horváth를 추모(追慕)하고 싶다

오늘도 길을 걷다가도 죽을 수 있는 짧은 세상에 살고 있음에

더 늦기 전에

이번 여름 파리에 가면

이번 여름 파리에 갈수만 있다면



by The Happy Letter















*외된 폰 호르바트(Ödön von Horváth : 출생 1901. 12. 9, 헝가리 피우메, 사망 1938. 6. 1, 프랑스 파리) : 헝가리의 소설가·극작가. 가장 중요한 그의 희곡으로는 상냥한 마을 사람들과 실수가 많지만 강한 영향을 주는 나치 당원들을 다룬 익살극 〈이탈리아의 밤 Italienische Nacht〉(1930), 비극적인 민화 〈빈의 숲 이야기 Geschichten aus dem Wiener Wald〉(1930)가 있다. 특히 〈빈의 숲 이야기〉가 큰 성공을 거두어, 1931년 클라이스트 상을 받았으며 아울러 카를 추크마이어의 찬탄과 우정을 얻었다. 1933년 그는 오스트리아로 피신해 그해에 〈센 강에서 온 낯선 사람 Die Unbekannte aus der Seine〉·〈피가로 이혼하다 Figaro lässt sich scheiden〉를 비롯한 여러 편의 희곡과 소설을 계속 집필했다. 1938년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침공한 이후 유럽을 떠돌아다녔다. 폭풍우가 치던 날 쓰러지는 나뭇가지에 맞아 죽었다.(출처 : Daum [다음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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