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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잠깐 고민했다

by The Happy Letter


최근 어떤 기념행사에 초대되어 참석한 일이 있었다. 예상보다 큰 규모였고 많은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으며 디너와 기념 공연 등 행사는 모두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었다.


며칠 뒤 그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행사에 참가해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행사 장면 일부를 유튜브YouTube에도 업로드upload 하는데 본인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으면 알려달라고 한다.


순간 잠깐 고민했다.


하지만 (무슨 TV방송이나 공연 녹화처럼 사전에 미리 고지해 주거나 별도의 동의를 받는 형식이 아니어서 당황하다가도) 이내 나는 그날의 내 얼굴은 어땠는지, 내 헤어며 내 옷차림 상태를 떠올리기에 바빠졌다.


내가 무슨 셀럽celeb 같은 유명인이냐 여부와는 상관없이 좀 애매하거나 또 난해할 만큼 못 갈 자리도 아니었고, 더욱이 그 행사는 내가 기꺼이 초대에 응해서 간 자리였는데 굳이 내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달라고까지 할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먼 훗날 추억 삼아 다시 보기를 위해 또는 내 청춘(?)의 화려했던 한 장면이다며 남겨야 할지, 아니면 그냥 블러blur 처리해 달라 해야 할지 독자(작가)분들은 ‘초상권’ 운운하다가 갑자기 ‘관종’關種 모드로 태세전환하는 이 변덕스러운 행태行態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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