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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r 02. 2024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많이 하는 후회에 관하여

(THL행복론 20)


기존에 이미 널리 잘 알려진 여러 주관적 견해와 통계 자료들이 있겠지만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많이 하는 후회의 하나로 자주 언급되는 것들 중에서 (여러 다양한 리스트 버전이 있으나) 지금의 필자에게 가장 많이 "피부에 와닿는"것은 바로 "어떤 하나에 몰두해보지 못한 것"이라는 후회가 아닐까 싶다.


팔방미인(八方美人)이 되려고 한 것도 아니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보험(?)으로 이것저것 기웃거리기는 많이 하며 살아온 것 같은데, 꼭 집어 한 가지 '전문성'을 내놓아라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마저도 경력이 쌓일수록 좀 generalist적인 면이 더 많아지고. (앞서 다른 발행글에서 필자는 요즘 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환경에 또 구직과 직장생활 측면만 볼 때, 혹은 그냥 먹고사는 차원에서도 specialist가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언급한 적이 있다. 물론 임원이나 대표 등 책임자급이 되려면 또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지만)


어쨌든, 좋은 말로는 그동안 여러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고 또 먹고살려고 애쓰다 보니 그때그때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배우고 또다시 시도해 보며 살 수밖에 없었던 험난한 과정이 있었으니 어쩌면 그로 인한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미나 여가활동을 제대로 해 본 기억이 없다. (최근에 주말이면 운동하고, 가끔씩 책 읽기와 글쓰기를 시도하며 습작한 초고를 저장해 두고 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그냥 일만 하며 옆도 뒤도 안 돌아보고 정말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여러 행복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런 '후회 리스트' 중에서 일부는 지금의 필자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최소한 내일 당장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니 - 아니라고 믿고 싶으니 - 좀 늦은 감은 있어도) 한 가지씩 행동에 옮기거나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사랑, 감사, 미안함 등의 수많은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 후회", "자주 연락하지 못한 후회" 등은 지난 시간 동안 아쉬움이 남지만 지금부터라도 노력해 보고자 한다.("너무 많은 걱정을 하며 살아온 후회"는 필자의 다른 글에서도 몇 번 다룬 적이 있다. 이 외에도 인간관계, 시간관리 등도 있지만)


그런 반면, 어떤 후회들은 남은(?) 제한된 시간 동안 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로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삶을 산 후회"를 바라보는 방식은 저마다 좀 다를 수 있다. 어쩌면 어쩔 수 없이 가족과 동시대 사회의 기대치에 맞추려는 적응(?) 노력이 줏대나 고유의 개성 유지 보다 더 절실했을 수도 있었을 테니.(이 부분에 대한 고찰은 다음 기회로 넘긴다.)


하지만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가는 이 시기에 내가 어떤 하나에 깊게 빠져 제대로 몰두해 본 적이 있었는지 라는 물음은 스스로에게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지금부터라도 실행할 수 있는지 여부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지금의 심정으로는 이 세상을 떠날 때 이와 같은 후회는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게 얼마의 시간이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하나에만 몰두해 보자"라고 스스로 다짐한다. 스스로 '자가최면'(自家催眠)을 걸듯이 여기에 기록해 두고 수시로 꺼내 읽어보고 되새기고자 한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은 노쇠(老衰)해져도 한 가지 선명하게 깨닫게 되는 게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짧다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 자신도 그러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도 평소 의외로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행복은 작은 것에 그리고 자신 주변에 아주 가까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행복감을 느끼는 데 필요한 요소는 다른 무엇보다도 간절히 원하는, 소망하는 일을 행하는 것이며, 행복이란 바로 그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때 느끼는 만족감에 다름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많은 하고 싶은 일들 중에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제한된 시간 동안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실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할 수 있는 일들 중에서도 제일 하고 싶은 일 하나만을 우선적으로 골라 그 하나에만 몰두하면서 남은 여생(餘生)을 한번 살아보자 다짐한다.


여담이지만,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도 좀 가려가며 만나게 된다고 한다. 좀 성격 까칠하고 말 잘 안 통하거나 얼굴 보고 말할 때 호응(呼應)에 인색한 사람들이나 자기 이야기만 계속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걸러지고 결국은 더 이상 안 만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불필요한 일과 불편한 사람과의 만남도 줄이거나 (가능하면) 없애고 우리는 애정을 갖고 대하는 하나의 일에, 한 명의 사람에 더 집중하고 또 더 몰두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사람들은 즐거운 삶과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이생에 즐거움과 행복감을 맘껏 느끼고 누린 이들은 (내세를 안 믿는 이들은) 이 세상을 떠날 때 굳이 저 세상에 꼭 다시 태어나 이생에 못다 한 것을 다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우리네 인생은 원래 짧았다. 하지만 이를 절감하고 고통스럽게 자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눈앞에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뿐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앞으로 남은 (더 짧아진) 시간 동안 우리는 대상을 최소화하여 그 한 사람 그리고 그 한 가지 일에 몰두하고 또 동시에 그 속에서 우리의 행복과 사랑, 삶의 의미, 내가 살아가는 이유까지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아직 어떤 '버킷리스트'(Bucket list)를 따로 적어본 적이 없다. 누군가는 1. 2. 3.,,, 해보고 싶은 일들,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적어두고 또 (하나씩 이루어내고 성취한 후에는) 하나씩 지워가며 남은 여생(餘生)을 스스로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겠지만 (혹은 취향이나 스타일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도 있겠지만) 필자는 어쨌든 아직 그런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없다.


아니다, 실은 있다, 마음속에는. 그것도 엄청 많이! 내가 해보고 싶은 일들, 해야 할 일들을, 그 모든 것들을 다 꺼내 적으면 나만의 버킷리스트는 너무 많아 한없이 길어질지도 몰라 엄두가 나지 않고 어쩌면 좀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하나씩 다 이루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설 정도로 너무 많아서.


그렇게 많이 적어두고 다 성취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게 되면 오히려 더욱더 후회스럽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오늘부터라도 최고 우선순위로 '한 가지'를 정해서 그 No.1, 단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몰두해서 잘해보고자 한다. 그로 인한 행복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꼭 성취해 보고자 한다. 독자분들은 저마다 그 '한 가지'가 무엇인가?










 



버킷리스트(Bucket list) :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 평생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일, 혹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적은 목록을 버킷리스트라 한다.(다음 [다음백과])

줏대2 : 자기의 처지나 생각을 꿋꿋이 지키고 내세우는 기질이나 기풍.(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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