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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r 15. 2024

봄철 풍경(風景) 4

THL 창작 시(詩) #98 by The Happy Letter


봄철 풍경(風景) 4



비 그친 뒤

봄날씨 화사(華奢)해지니

집집마다

대청소하느라 바쁘다

내리쬐는 환한 봄햇살에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구석구석 쌓인 먼지 치우느라

이것저것 안 쓰는 물건 버리느라


이런 것도 있었나

저런 것도 있었나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짙은 안개처럼 켜켜이 쌓인

그 먼지 마저 걷어내니

차마 버리지 못해 내내 숨겨온

기억 속 은폐(隱蔽)

그 실상(實狀) 함께 드러난다


저 깊은 곳 한구석에 묻어두고

안 보면 잊힐 줄 알았을까

외면하면 없어질 줄 알았을까

온갖 상념(想念)에 잠겨

봄맞이 대청소도 잊은 채

하릴없이 기억 속 파편(破片)만 바라본다

봄햇살에 꽃들은

벌써 한껏 만개(滿開)하고 있는데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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