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차장, 그렇게 생각하지 않어? 19년도 데이터도 물어볼 것 같지 않아?”
본부장은 민재 앞에서 침을 튀기면서 열변을 토했다. 정말 그 열정 하나는 높이 살만하다. 보통 자기 팀이 튄다는 걸 느끼면 입을 가리거나 목소리를 낮추는데 신 본부장은 본인의 입에서 침이 튄다는 걸 느끼는 순간 더 목소리를 높이고 말을 많이 한다. 마치 침이 더 많이 튈수록 본인의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듯이, 마치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앞에서 튄 침들이 자신의 위신을 깎아 내린다고 생각하듯이.
신 본부장은 항상 인케이스(In case)다. 그럴것 같다고 자료를 준비하면 100% 그 자료는 회의에서 언급도 되지 않는다. 그냥 본능적으로 땅을 200% 파는 사람이다. 나무 뿌리는 30센치지만 항상 3미터 이상 땅을 판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 하지만 땅을 파면 팔수록 나무를 심을 때 다시 2미터 30센치는 다시 흙을 덮으라고 신 본부장의 상사들이 면박을 줄 때 마다 땅을 판 민재와 사람들은 허탈해 진다.
이 사람은 언제 적절히 땅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