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말입니다.
민재는 문득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고 싶엇다. 원래 발표 일정은 내일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회의가 끝나자마자 갑자기 든 생각이다.
검색창에 대학교를 넣고 입학 관리처 메뉴로 들어갔다.
‘으앗’
팝업 메뉴에 '2026년 합격자 발표' 라는 제목이 보였다. 조발(조기발표)이었다. 민재는 갑자기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호흡도 가빠졌다. 운이 없게 손에 커피 머그가 들려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민재는 탕비실로 들어갔다. 커피 머그를 내려놓고 두 손으로 딸의 생년월일과 수험번호를 검색했다.
“1, 3, 8, 2”
수험번호 입력을 마치자 화면이 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딸의 이름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김로아님 합격하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등록과 관련한 아래 상세 내용을 참조하여…”
숨이 컥 막혔다. 합격이다. 마지막까지 합격을 짐작할 수 없었다. 로아는 시험장을 나와서 어렵지 않다고 했지만 답을 맞추면서 몇 문제 틀린 것을 보여줬다. 로아는 마지막까지 민재와 아내 서경에게 솔직하지 않았다. 그냥 잘 봤으니 걱정말라는 얘기만 반복했다. 도대체 민재는 그런 로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찌됐건 결과는 합격이니까 그런 의문도 이제 뒤로 두어야하는 걸까.
민재는 합격 화면을 캡쳐하여 서경과 로아가 있는 톡방으로 보냈다. 그리고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런데 무언가 개운치 않았다. 민재는 합격 소식을 딸인 로아에게서 듣고 싶었지만 로아는 합격에 관심이 있어 보이지 않았고 그게 요새 아이들의 특징이라고 하니 민재는 맥이 빠졌다. 다른 것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라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 까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