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아진 회사 문화를 바라며 ...
경제가 어렵다. 소비도 위축되었다. 저금리 시대라 은행 에금 이자는 물가 상승률에 턱없이 못미쳐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인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가계 경제 뿐 아니다. 기업들도 글로벌 침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어 과감한 투자보다는 신중한 모습이다. 당연히 신규 채용 규모도 줄이고 있다. 수년간 지속되어온 '청년 실업률' 역시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어쩌면 우리는 현상 유지만 해도 만족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2016년 2월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청년 실업률은 12.5%로 199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실제는 훨씬 더 많은 수준이다. 통계청 발표에는 알바생, 취업준비생, 비자발적 비정규직 등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말하고 있는 청년 실업률은 15세~29세에 해당하는 청년 중에 지난 1주간 구직활동을 한 적이 있는 사람 만을 말한다. 지난 6월 14일, 현대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고용보조지표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는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인 비자발적 비정규직과 그냥 쉬고 있는 청년(니트족)까지 포함해 34.2%의 실업률이라고 밝혔다. 6월 통계청 수치인 9.7%와 대조적이다. 어떤 것이 현실을 반영한 것인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청년 실업률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의 관심 밖이라 논의의 대상에도 빠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남들은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 난 회사를 뛰쳐나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SBS 스페셜-은밀하게 과감하게,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를 보면 신입사원 100명 중 27명이 입사한지 1년도 안되서 사표를 낸다고 한다. 취업에 걸리는 기간이 평균 13개월, 첫 회사를 다니는 기간의 평균은 18개월에 불과하다. 1년 정도 노력해서 이룬 것들을 1년 반만에 포기하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글이나 책 중에도 단순히 회사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넘어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과감히 때려치고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며 잘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흔해졌다.
같은 직장인의 위치에서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2가지 생각이 든다. 첫번째는 대단하다. 두번째는 나도 지금 당장 퇴사해야 하는건가. 전자의 경우는 누구나 쉽게 하기 힘든 일을 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고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후자는 일부분이 전체인양 전해질 수 있는 것에 대한 경계이다. 중도 퇴사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당신도 지금 당장 나처럼 회사에서 나와라. 거기에서는 어떠한 미래도 희망도 없다"며 유혹의 손길을 보내는 듯 하다. 실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일부가 전체인양 과장되기도 하고 회사 밖 세상은 어떠한 장애물 없이 찬란하기만 하다는 헛된 꿈을 심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잘 걸려서 들어야 한다. 자칫하면 유행에 휩쓸리듯 준비없이 잔혹한 세상에 다시 내던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퇴사를 하는 이들이 끈기가 없다며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중도 퇴사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기에 그것을 모르고서는 옳다, 그르다를 정의할 수 없다. 때문에 진짜 조그만 시련을 못 이겨 포기하는 것인지 진짜 지금의 생활이 참을 수 없을 만큼의 무게인건지 또는 진짜 하고 싶은 것이 생겨서 그것을 할 수 있겠다는 의지가 있어서인지는 제3자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각자의 삶이 있는 것이다. 때문에 누군가의 퇴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봐서는 안되고 무조건적으로 정답으로 여겨서도 곤란하다.
우리는 언젠가 퇴사를 한다. 단지 그 시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퇴사하는 사람들의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년까지 마음만 먹으면 다닐 수 있는 환경이라면 훌륭하다. 혹시나 중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긴 경우에도 별 문제는 없다. 짚고 넘어갸야할 부분은 회사의 불합리한 부분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는 경우이다. 첫 직장을 얻었을 때를 돌이켜보자. 시키는 일이면 뭐든지 할 수 있던 때이다. 그 마음을 변심하게 만든건 무엇일까.
그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지나친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 자신의 삶은 없고 격에만 치우친 예절을 강요하며 내용이 아닌 형식을 더 중시하는 보고 자료 등. 요즘 젊은이들이 느끼는 회사의 모습이다. 예전의 회사생활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현재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그것에 맞춰갈 필요가 있다. 회사에 더 오래 다닐 사람이 누구일까? 앞으로 회사생활이 더 많이 남은 이들에게 맞춰갈 필요가 있다. 그들은 회사의 미래다. 미래가 밝으려면 젊은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좀 기울여야 한다.
회사생활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회사의 이익 창출에 최우선으로 기여해야 하는건 변함이 없다. 그것을 위해 어떠한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까. 즐거운 분위기로 자발적인 문화를 만들 것인지 강압적인 군기로 억지로라도 시켜서 성과를 만들 것인지 그 선택에 달려있다. 출근이 즐거운 미래를 기다려본다.
p.s 어렵게 퇴사를 결심했을 동기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