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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Nov 14. 2016

강한 대한민국은 가능할까

시국 논평/ 대통령의 일선 후퇴가 답이다

이 글을 쓰고 세상에 내놓기 전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렇지만 현 시국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나의 의견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할 말은 하고 살자


대한민국이 혼란스럽다. 대통령의 비선 실세의 존재 자체도 놀라운데 지금까지 알려진 간섭의 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대한민국 외교, 경제는 물론 대기업과 연예계까지 좌지우지한 것을 보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분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나라를 위해 일 해달라고 뽑았는데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한 꼴이다. 그 주체가 근본도 알 수 없는 최순실이라는 점은 충격적이다. 과연 2013년 2월 25일 이후 대한민국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던 것인지 의문이 든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두 번이나 사과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담화 시간이 가장 이슈로 떠오를 만큼 담화 내용에는 특별함이 없었다. 논란만 더 커지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김병준 총리 지명을 포함한 청와대 기습 개각을 단행했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노무현 정권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야권 쪽 성향 인물이다. 청와대에서는 이를 두고 중립내각 취지에 딱 맞는 적임자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문제의 핵심을 잘 못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시점이다. 누군가와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총리 지명. 박근혜 대통령에게 줄곧 지적되어온 불통의 이미지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비현실적인 공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집권당이 바뀌면서 찾아올 변화는 불가피하다. 당장 미국으로의 수출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트럼프는 자국 보호 무역주의를 주장하면서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의 FTA 재협상에도 나설 수 있다. 더 이상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대할 수 없게 됐고 국내 기업들은 물론 한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과의 새로운 외교 관계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대통령은 내치와 외치 모두 온전히 수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18일 페루리마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옆 나라 일본의 아베 총리가 17일에 트럼프와 뉴욕 회담을 갖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민들은 요구는 전달됐다. 지난달 29일과 이달 5일, 12일 등 세 차례 열린 주말 촛불집회의 규모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12일에 열린 3번째 주말 촛불집회에서는 주최 측 추산 약 100만 명의 시민이 모인 것으로 집계가 됐다. 서울 도심에 100만 명이 운집한 대규모 집회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약 30여 년 만이다. 큰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끝났지만 국민들이 외친 메시지는 강력했다. 이들은 손에 '이게 나라냐'. '박근혜 하야하라' 등의 전단지를 들고 있었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부터 대학생은 물론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가족과 노인 등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는 30%의 콘크리트 지지율은 물론 지난 4일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역대 최저인 5%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나타냈다. 97년 IMF 위기 당시의 김영삼 대통령 지지율 6%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대통령의 결단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국민들의 목소리에 국회의원들이 답해야 한다. 민심이 조금 누그러들지는 몰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더 이상 대한민국을 이끌기는 힘들어졌다. 대통령은 즉각 2선으로 물러나고 여야가 합의한 총리가 모든 국정 운영의 권한을 받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대통령의 조기 퇴진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즉각 퇴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면 헌법에 따라 60일 내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시기와 방식은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선거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새로운 대통령 후보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혼란한 시국을 틈타 어부지리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일이 있으면 안 될 것이다. 현재 야당은 지나친 자신감으로 가득 찬 듯하다. 시국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부 야당 의원들은 웃음기 가득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태도가 아니라 다음 정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뿐인 것 같다.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단 한 가지 마음으로 최선의 결정이 필요하다.


지금의 이 상황을 보며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모두 똑같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선진화되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한참 부족함이 느껴진다. 해외 언론들도 일제히 보도를 했는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 외교가 중요한 한국에게 미치는 타격은 더욱 클 것이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 일본과의 외교에서 상대적으로 약소국인 우리나라는 정치적인 변화 없이 달라질 수 없다. 문득 강한 미국을 표방하며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이 된 트럼프가 떠오른다. 우리는 언제쯤 강한 대한민국을 만나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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