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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Nov 20. 2016

왜 국회의원이 촛불집회에 나오나

실익을 버리고 오직 대한민국을 위해 나서야 할 때... 

19일 4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서울 집결 규모는 지난 3번째 보다 작았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주최 측 추산 전국 95만 명이 함께 했다.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도 동참했다. 그들은 정유라 씨와 관련한 고등학교 학사 농단·대학 부정입학 의혹 등의 직접적인 피해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는 7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 비상시국회의가 '박근혜 퇴진 3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예전과 같았으면 주변의 항의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연예인들의 참여도 잇달았다. 가수 전인권은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상록수', '걱정 말아요 그대', '애국가' 등을 불렀다고 한다. 배우 유아인, 이준, 신화 멤버 김동완, 개그맨 김대범 등도 촛불집회에 참가하거나 SNS를 통해 참여를 유도했다. 김대범은 이미 지난 12일 열렸던 3번째 촛불집회에서도 이승환, 김제동 등과 함께 참여한 바가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회의원들까지 촛불집회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2일 촛불집회에 나온 우상호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검찰 조사와 2선 후퇴 등을 요구하면서 "요구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시쳇말로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라고 말했다. 19일 촛불집회에서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을 하루도, 아니 단 1분 1초도 인정할 수 없으니 즉각 하야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해 "26일까지 사퇴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며 "그때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국민은 박 대통령을 헌법에 따라 국민의 힘으로 탄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역시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박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에 참여해 "더 이상 박 대통령을 우리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 모였다. 오늘은 학생들도 많이 나왔는데, 이 것이 어떤 의미인지 박 대통령은 확실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 시장, 이재명 성남 시장 등 야당 국회의원들은 일제히 촛불집회에 참석해 강경 발언을 앞다퉈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국회의원들의 움직임은 아쉬움이 크다. 국민들에게 촛불집회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다르다. 법안을 내는 등 실질적인 행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지금까지는 특별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말로만 국민들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법치주의 틀 안에서 국회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동안 여당은 탄핵이 최대 6~8개월까지 걸린다면서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실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은 빠르게 추진되며 3개월 만에 헌법 재판소의 결과가 나왔다. 일단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 헌법 재판소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 탄핵 심판 결과를 미리부터 걱정하기보다 사실상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판단된 이상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국정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혐의가 모두 드러났음에도 대통령은 버티고 있다. 이제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 국민들의 바람은 하나다. 오직 대한민국을 위해 정치를 펼치는 대통령의 모습을 바라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실익을 버리고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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