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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Dec 12. 2016

촛불의 메시지, 이젠 바뀌어야 한다!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2016년 12월 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대한민국에 탄핵의 역사가 써졌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란 파장을 몰고 오며 대통령 지지율은 4프로까지 떨어졌고 국민 대부분이 탄핵을 원하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은 234명의 찬성표로 응답했다.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인 10일에도 7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규모는 주최 측 추산 전국 104만 명으로 일주일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국민의 외침은 여전했다. 탄핵안이 이미 통과되었지만 '즉각 하야'를 바라는 민심이 촛불집회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선의로 한 것'이라며 자신의 죄를 낮추었고 탄핵의 결과를 겸허히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제는 최대 180일이 소요될 헌법 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촛불의 메시지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이 바라던 탄핵으로 무능했던 대통령의 직무 정지가 이뤄졌지만 마냥 축제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그동안의 수사결과로 드러난 것은 최순실이란 사람이 국정을 마구 흔들었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한국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잃어버린 시간을 빨리 돌려놓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북한의 위협 속에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핑계 삼아 한류를 막으려 하고 있다. 일본은 본인들이 필요로 한 한일 군사협정에는 사인을 해놓곤 우리에게 더 유리한 한일 통화 스와프에는 소극적이다. 미국의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의 수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양국 간의 정상적인 외교도 불가능해졌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빨리 이뤄지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속한 결정을 압박하는 건 옳지 못하다. 결국 기다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


우선은 대통령의 권한 대행을 맡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국무총리 스스로도 그동안 부족했던 소통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다. 그런 의미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은 반길만 하다.


촛불의 메시지도 이제 국정 안정을 위한 것으로 옮겨 붙어야 한다. 이미 지난 간 일은 돌이킬 수 없고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중요하다. 지금의 움직임이 어쩌면 대한민국의 몇십 년을 결정지을지 모른다. '대통령 즉각 하야'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되지만 더 중요한 일이 남았음을 기억하자. 탄핵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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