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고 1년 후, 우리들의 안전의식은 변했을까
어제저녁 속보로 <노사 합의 결렬, 서울 지하철 9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이란 뉴스를 접했다. 그리고 오늘 퇴근길에 제대로 느껴버렸다.
이전 역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문을 제대로 닫을 수 없어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3,4분 정도의 간격으로 올만한 시간이었는데 10분이 넘게 기다렸다. 게다가 처음 마주한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타지 못하고 다음차를 또 기다려야 했다.
겨우 겨우 탑승했는데 사람들 사이에 끼여 가는 수준이었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있었지만 스마트폰을 만지기 힘들었기에 아무것도 듣지를 못했다.
사람들이 많다 보니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중간에 전동차 급정거로 인해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렸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1년 전 이태원 사고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는데 여전히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다.
아직도 우리들은 지난 이태원 사고를 기억하고 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한 정부의 탓도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사고의 위험은 크기 마련이다. 오늘 지하철 역시 사람이 많은데 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밀면서 탑승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꼭 그래야만 할까. 통제하는 것이 만능이 아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것은 나의 일상을 누군가 끊임없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과 같다. 결국은 스스로 안전을 위한 행동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태원 사고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들의 안전의식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만 같다.
마치 설국열차의 마지막칸 마냥 많은 사람들을 실은 지하철은 평소보다 5분 이상 더 걸려 집 근처 역으로 데려다주었다. 내릴 때에도 사람들 틈을 힘겹게 뚫어야만 했다. 몇 정거 전부터 미리 내릴 준비를 했지만 내리고 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나의 움직임에도 한계가 있었다. 게임의 마지막 퀘스트를 완료한 것 마냥 지하철에서 내린 후에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오늘도 안전하게 도착한 것에 대해 감사함도 번뜩이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