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버티지 못 할 때
온 몸에 더께가 쌓여
강렬한 도리질로도 털어낼 수 없을 때
눈 앞마저 뽀얘져
더 이상 틈이 보이지 않을 때는
사방 군데로 폭발해 튀어 버리듯
여행을 떠난다.
발걸음이 차츰 느려지다
더 이상
억지로라도 움직이기 힘들 때는.
튀어나간 그 곳엔
가파른 해안 절벽이 있고
짙푸른 겨울 바다가 있다.
일상의 아슬함
몰아치는 흰 파도에 맡겨
생활의 목메임 뚫어버려
하늘과 바다만으로
단순해진 가벼움을 안고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