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검은 옷을 입은,
예전에
화사한 웃음 자주 짓던
그녀가,
옷깃은
부풀어 펄럭이고
손목은
야위어 길을 잃어
끝내
동공은 허공에서 흩어진 채
갈피 잃은 걸음으로 휘청인다.
그녀의 웃음, 향기
가둬 놓은 화관도 아슬하게 출렁인다.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걱정스레 넘실댄다.
어제의
꽃향기 아랑곳없는
그녀의 시선
허공에 부딪힌
눈길, 따스한 바람으로
옷깃 부드럽게 감싸 안고
녹차의 첫 물을 따라
슬픔으로 생색내지 않아
더 시린 그녀의 시선을
일으키고 싶다.
한 모금의 시간을 마련하고 싶다.
아직 그대로 거기 있음을,
빗장 풀어 담쟁이 걷어내
예전의 화사한 웃음 만날 수 있음을
검은 옷을 입은 그녀에게 증명하고 싶다.
향기 퍼지는 날
반듯한 이마 드러내고
머금은 한숨 토해내며
오늘의 걸음, 굳건해질 것임을
그녀에게
기특하다 전할
그날을 약속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