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보다, 꾸준한 브랜드

New Angle EP.86 광고인의 생각

by 왕태일


새로운 것보다꾸준한 것이 더 어렵다


브랜드 프로젝트를 오래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것보다 꾸준한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처음엔 모두가 새로움을 원한다. 눈길을 끌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바꾸고 흔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남는 것은 결국 일관성이다. 그 브랜드가 누구인지,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그 정체성을 잃지 않은 브랜드만이 끝까지 남는 것이다. 일관되고, 지속가능한 것이 그렇게나 어려운 것이다.


일관성은 단조로움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구조다. 트렌드는 바뀌고 시장은 뒤집히지만, 일관성 있는 브랜드는 그 안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로고를 바꾼 적은 많지만, 철학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기술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확장한다는 믿음, 그 ‘의도된 일관성’이 애플을 브랜드의 신화로 만들었다. 우리 역시 일의 현장에서 비슷한 도전을 마주한다. 리포트를 바꾸고, 캠페인을 새로 짜고,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매일 적응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가이다. 그 질문이 없으면 모든 변화는 흔들림으로 변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많은 브랜드가 일관성을 ‘반복’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반복은 습관이고, 일관성은 기준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가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축이 될 수 있다. 그 기준이 있으면 새로운 시도조차 일관성 안에서 작동한다. 물론 '반복'을 하는 것 자체가 조금은 대단할 수 있다. 우선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말하고, 알리는 것이 조직과 언어, 태도 등에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약 19년 동안 다수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수없이 실감했다. 디자인 하나를 바꿔도, 문장 하나를 고쳐도 결국 중요한 건 이 변화가 브랜드의 철학을 강화하는가였다. 일관성은 바꾸지 않는 게 아니라, 무엇을 바꿔도 중심이 변하지 않게 만드는 기술이었다.


브랜드의 일관성은, 결국 사람의 일관성

브랜드의 일관성은 결국 사람의 일관성에서 시작된다. 리더의 언어, 팀의 태도, 구성원의 신뢰가 누적되어 브랜드라는 하나의 인격을 만든다. 그래서 일관성은 마케팅의 기술이 아니라 리더십의 문제이기도 하다. 매일 똑같이 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매일의 변화 속에서도 같은 마음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오래 지켜온 사람에게는 특유의 단단함이 있다. 그건 성과보다 태도의 무게에서 나온다. 단기적 유행보다 방향을 택하는 용기, 외부의 변화를 받아들이되 본질은 지키는 용기. 그것이 결국 브랜드의 신뢰를 만든다. 신뢰는 시간이 만든 자산이고, 그 기반은 언제나 일관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에 오랜 기간 함께하면서 일하고 있는 브랜드 디렉터, 마케팅 리더들을 보면 대단한 것 같다. 브랜드의 변질되어 가는 순간들을 바로 잡고, 내/외부의 압박을 수용하고, 타협하고, 버텨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성장하는 브랜드라면 그 긴 세월의 노고는 말 안해도 뻔히 보인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일수록 더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가. 그 질문이 일의 중심을 잡아준다. 일관성은 변화를 거부하는 완고함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다. 결국 남는 것은 화려한 아이디어나 큰 캠페인이 아니라, 그 안에서 반복되어 쌓인 신뢰의 흔적이다. 과거엔 '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새로움'을 추구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 '브랜드의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고 더욱 성숙된 새로운 자극이라고 할까? 그것을 찾는 '재미'가 있고, 결국 의미 있는 성과가 뒤따르더라.


우리의 브랜드는지속가능한 상태인가요?


브랜드 경험을 만듭니다.
브랜드 독립꾼 | 왕태일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