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작이 너무 뜨거워...반응 난리난 19금 드라마

넷플릭스 <브리저튼 Bridgerton> 시즌 1

by 마나


미리 경고한다. 절대 이 드라마를 거실에서 보지 말 것. 절대 엄마나 아이나 남동생이 있는 거실에서 보지 말 것. 불쑥 튀어나오는 남자의 뽀얀 엉덩이와 울부짖는 신음소리에 민망함 백만 개를 뒤집어쓰고 싶지 않다면.

물론 전철이나 버스에서 볼 수는 있다. 우리에겐 철판 대신 마스크가 있으니까.


또 하나 경고한다. 이 드라마를 밤에 시작하지 말 것. 날밤 홀딱 새고 싶지 않다면.

너무 핫하고 너무 쿨하다. 19금 핫한 로맨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브리저튼>이다.

명예에 밥 말아 먹고, 추문에 빵 뜯어 먹는 1813년 영국 런던, 꿈에 부풀어 이제 막 사교계에 데뷔한 브리저튼 자작 가문 큰딸 다프네(피비 디네버)는 너무 좋아 기절할 뻔했다. 인사하는 다프네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왕비가 말했다.


“흠잡을 데 하나 없구나.”

너무 핫해서 너무 쿨한


왕비 마마가 누구신가? 사교계 심사위원장님이시다. 이건 왕비 인증 1등 신붓감 선포다. 심지어 누군지 아무도 모르지만, 사교계 스캔들 소식지를 펴내는 ‘레이디 휘슬다운’마저 다프네를 이번 사교 시즌 일등 신붓감이라 뽑았다. 최고의 다이아몬드라나? 다프네, 해냈다.


신나는 데뷔 무도회다. 다들 다프네만 바라봤다. 이제 신사들이 줄 설 게 뻔했다. 먼저 댄스 신청부터 줄 세우려는 찰나, 웬걸? 복병이 있었다. 오빠 안소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뒤를 이어 자작 작위를 물려받은 안소니는 다프네 옆에 도끼눈을 뜨고 서서 신사들이 다가오는 족족 도끼 혀로 날려버렸다. 심지어 춤도 못 추게 했다. 하나 같이 모자라다나. 이래야 남자들이 애가 탄다나? 남자 마음, 내가 다 안다나?


이러니 다가오는 남자라곤 낼모레 환갑잔치하게 생긴 버부룩 경 하나뿐. 이거 뭔가 이상해. 설마 아니겠지? 하지만 설마는 언제나 사람을 잡고, 오빠는 언제나 쥐뿔도 모른다.

무도회 다음날, 어제 뿌린 무도회 결실을 거두는 날, 신사들이 꽃에 선물에 바리바리 싸들고 문턱이 닳게 집으로 찾아오는 날이어야 했다. 길 건너 페더링턴 남작 가문 응접실이 찾아온 신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때, 브리저튼 집안 응접실은 썰렁한 바람과 브리저튼 남매들의 하품 소리만 가득 찼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너무 많이 올까봐 걱정했더니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아니다. 찾아온 신사가 있긴 있었다. 안 오니만 못한 낼모레 환갑 잔치할 너구리 같은 버부룩 경만 찾아와 의기양양 말했다.


“당신과 나는 운명이오”


운명은 개뿔, 오빠는 쥐뿔


한 번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다는 ‘레이디 휘슬다운’의 상류사회 소식지는 상냥한

목소리로 이 사태를 널리 알렸다.

“다프네, 최고의 신붓감 탈락. 그 끔찍하고 모자란 남자에게나 어울린다.”

이런 대환장 무도회가 있나.


그때다. 헤이스팅스 공작, 사이먼(레지 장 페이지)이 런던에 돌아왔다. 재산, 지위, 외모, 근육, 뭐 하나 빠지는 구석 없는 공작은 런던 사교계 최고 신랑감이었다. 이때다. 사교계 모든 엄마들이 공작에게 돌진한다. 딸들도 돌진한다. 다프네도 돌진한다. 낼모레 환갑 아저씨 피하려다 공작님 가슴팍에 팍 돌진한다. 그런데 누구세요? 공작은 비웃는다. 나를 모른다고? 정말 내가 누군지 모른다고? 이런 여자 처음이야. 신선해.


심지어 자기가 누군지 알자마자, 안소니 오빠랑 학창 시절 친구라니까 오빠가 점잖지 않게 놀러 다닌 거 다 아는데 유유상종이니 저리 꺼지시고 나한테 신경 끄라고 톡 쏘는 다프네를 보자,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피융 하고 떠오른다. 서로 푹 빠진 거처럼 구는 거야. 그러니까 계약 연애 어때?


“꽤 기발하잖아요. 우린 피차 서로와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 밑져야 본전 아닌가요?”



공작은 자신이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하건 말건 자신에게 초파리처럼 달려드는 극성스러운 엄마들과 딸들을 물리치고, 다프네는 철벽 치던 공작님마저 사로잡은 대단한 아가씨로 다른 남자들의 눈길을 끌겠다는 전략. 고약한 입담을 지닌 미스터리한 인물, 레이디 휘슬다운의 날카로운 눈만 피하면 된다.


전략대로 공작은 다프네의 가느다란 허리를 휘감고 다프네를 집어삼킬 듯이 바라봤다.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눈길로 춤을 추었다. 그 즉시 소문도 춤을 추었다. '레이디 휘슬다운’의 발 빠른 공작님 연애 중계에 힘입어 불타올랐다.


다프네가 철벽 공작님을 사로잡았단 소문이 퍼지자, 집 나갔던 남자들 관심이 다시 다프네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다프네 인기 폭발이다. 심지어 프러시아 왕자마저 다프네한테 눈을 떼지 못했다. 왕자님, 신붓감을 구하러 런던에 온 거라던데? 역시 이 전략은 성공적? 다프네 왕자비 예약?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설마, 공작이?


수위는 높고, 심장은 달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브리저튼>은 19세기 영국 귀족사회 상류층 로맨스다. 줄리아 퀸의 베스트셀러 로맨스 <공작의 여인>이 원작이다. 그렇다고 뻔하고 흔한 그 시대 로맨스물을 생각했다간 뒤통수를 찰싹 세게 맞는다. 이유? 약을 쳤다. 좀 많이. 뭐 당연하다. <그레이 아나토미>, <스캔들> 등을 제작한 ‘숀다랜드’가 제작했으니 얌전할 리가 없다. '로맨스' 하면 떠오르는 클리셰 범벅이지만, 틈새로 아찔하게 찌른다. 음전하고 조신한 영국풍 시대극은 노땡큐다. 19금 <오만과 편견>, 19세기 영국판 <가십걸>이랄까. "결혼한 그들은 에버 에프터 해피 어쩌구" 이것도 아니다. 이러니 시즌1이 8화인데 한번 시작하면 중간에 못 끝낸다. '이러면 안 되는데, 그만 봐야 하는데...' 하면서도 좀비처럼 8화 끝까지 보고 만다. 내 의지가 내 의지가 아니다. '그나마 8화뿐이라 다행이야'라며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


“이제 언어나 누드에 대해 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디즈니의 ABC 방송국에서 ‘넷플릭스’로 옮길 때 숀다 라임스는 선전포고하듯이 말했다. 정말 작심한 듯이, 정말 걱정 없이, 온갖 살색씬을 마구 쏟아낸다. 기대하시라. 수위는 높고 심장은 달린다. 치명적으로 핫한 공작님은 왜 이리 툭하면 웃통을 벗어제끼시는지. 이러시면 정말 제작진에게 감사하다.


그뿐 아니다. <브리저튼>은 시대극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일단 깬다. 1800년대 영국 런던인데 흑인 왕비에 흑인 공작이다. 영국 상류층 파티에 여러 인종이 다 있다. 그런데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이상하지 않아서 이상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숀다랜드이기 때문이다. ‘숀다랜드’를 이끄는 숀다 라임스는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최초 흑인 여성 작가이자 제작자다.


영국 공작이 너무해


TV 드라마를 만들 때 왜 그렇게 '다양성'에 집착하냐? 이런 질문을 수없이 받는달 만큼 숀다랜드 드라마는 유색 인종과 성소수자가 넘친다. 이들도 주요 캐릭터다. 양념이 아니다. 산드라 오가 괜히 <그레이 아나토미> 주연이 아니다.


2015년 ‘인권캠페인 평등동지상’ 수상식 때 숀다 라임스는 말했다.


“저는 TV를 실제 세상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어요. 여성, 유색 인종, 성소수자가 인구의 50퍼센트도 훨씬 넘잖아요. 그러니까 특이한 게 아니죠. (숀다 라임스 <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19세기 영국 귀족사회라고 대수인가? 유색인종과 성소수자가 영국 귀족이면 왜 안 되는데? 이건 다큐가 아니다. 로맨스 판타지다.


시대 고증보다 모던한 색감을 더한 드레스는 고만고만한 어느 시대극보다 컬러풀하고 아름답다. 몽글몽글 루벤스 그림 속 아기처럼 사랑스러운 페넬로페한테 노란 드레스 좀 그만 입히라고 페넬로페 엄마의 목을 조르고 싶은 것만 빼면.


“어째서 여자의 선택권은 꽥꽥대다 정착하거나 둥지에 남는 거 뿐이야? 내가 날고 싶다면?”


절대 ‘결혼’이 최고 선택지인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엘로이즈부터 한창 나이에 죽은 아버지 때문에 젊은 나이에 죽는 게 집안 내력이라 믿어 결혼하지 않겠다는 안소니까지.

하나 같이 다른 브리저튼 8남매의 색 다른 로맨스가 이제 막 시작됐다.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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