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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이 공감컴퍼니 Oct 06. 2017

산이 기억하는 역사, 영화 '남한산성'

역사의 거울이 되어 오늘 우리에게 외치는 메아리

        

        '진실로 눈물겨운 것은

         부자유의 유역을 씻어내리며

         기어이 흘러서 바다로 가는

         이 강의 생명이다'


                                         남한산성 저자 김 훈

                                            '자전거 여행'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中에서...



 영화 '남한산성'이 예상을 뛰어 넘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궁금함을 못 참고, 귀경 직전 관람한  저마저 관람객 수를 보탰으니까요 ㅎㅎ


사극이나,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자랑으로 여길 '김훈'의 소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꼭 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그랬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그렇다 생각하는 걸까요?)

그의 결연한듯 섬세하기 이를데 없는 문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춥디 추운 병자호란 그 해의 쓰라린 겨울을 담은 스크린은

마치 김훈 선생님이 옆에서

힘주어 읽어내려가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합니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지도자와

 명분 뒤에 몸을 숨기는 정치인들,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척화파와 주화파의 썰전

 '그저 나는 싸울 뿐'이라는 무관 이시백 장군(박희순 분)과

 '벼슬아치는 믿지 않는다'는 장인이자 천민 서날쇠(고수 분).



민족의 치욕이라 여겨 몇 번이나 땅에 묻었던 인조 병자호란의 기록 삼전도비를 다시 꺼내 세우듯 이 영화를 굳이 제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렇게 화려한 출연진들을 캐스팅해가며....


박해일, 김윤석, 박희순, 고수, 이병헌... (인조 역에 박해일 씨가 캐스팅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덜컹 했던 팬심을 무색하게 한 김상헌 역 김윤석씨와 최명길 역 이병헌씨의 날선 연기.....)


영화와 소설 '남한산성'은 '거울'이구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너무 옳아서 모두를 선동하여 옳은 길로 가고자 하는 사람은

그 충심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자기는 더더군다나 돌아볼 필요가 없을터이니


저 높은 산위에서 거대한 거울을 비추어주지 않으면

자기가 뭘 하는지 무슨 일을 도모하는지

한걸음 물러 생각하지 못하겠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로 나 자신이 하는 말들은

'내가 옳다'고 하는 말들,

'나에게 상처 준 사람들은 옳지 않았다'라는 말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옳다, 말 할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옳다'는 것은 정말 옳은 것인가?

누구를 위한 옳음인가?

자랑하기 위한 좋은 기억뿐 아니라

나  개인의 부끄러운 기억에서도

묻어두고 잡아 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돌아 볼 것이 있어야겠습니다.

우리들에게는 부끄러운 역사도 있지만

여전히 이 자리를 지키며

새역사를 써보고 싶은 의지와

행복한 21세기의 나의 삶을 가꾸고 싶은 젊음(나이와 상관없이 정신이 살아있는ㅎㅎ), 그리고 행복하고 싶은 열정이 있습니다.


정신이 살아있기를...,

서로를 존중하는 평화가

내 마음에도, 이웃나라에도, 그리고 함께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 가운데

오랫동안 퇴색되지 않고 피어나길 바랍니다.


봄이면 어김없이 피는 송파강의 민들레처럼요^^


.....................................................................................

     

         새들이 이 강가에서 벌어진 인간의 역사를 긍정할 리 없으나

        그 가슴속에서 한강의 추억은

        피와 함께 순환되고 있을 것이었다.              


        새들의 눈에 비친 이 대도시의 의미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이 강은 아직도 새들이 긍정할만한

        그리움을 키우고 있는 모양이었다.

        대륙을 건너온 새들의 가슴은 힘세 보였다

             

                                   김 훈  '자전거 여행'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中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iVDNUFYfr-0

류이치 사카모토 남한산성

https://www.youtube.com/watch?v=LIrWY48Kih4

류이치 사카모토 solitude

https://www.youtube.com/watch?v=4aSgAIUqbTA

Super Junior - 김예성 (Yesung) Trap of North Gate 북문의 덫 (남한산성 OST)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은

  오늘의 일들이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에

  지나간 시대의 풍문으로 떠돌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김 훈

                              (마지막 김훈의 말: 시사저널 고기자의 팝컬처 인용/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홍보사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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