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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이 공감컴퍼니 Dec 04. 2017

에디터 권팀장_팟캐스트 [평범한 상담소] 사람들

원이누나의 팟캐스트 일기_60화 녹음 후기1

지난주 11월 마지막날 밤 60화 팟캐스트 녹음을 마쳤다.

얼마전 50화 특별 방송도 했지만, 60화 방송은 더 푸근 & 흐뭇했다.

60화는 진심으로 팟캐스트 [평범한 상담소]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직접 패널로 수고하는 분들과 함께 한 녹음이었기 때문이다. 청년을 위해 해본다고 시작한 방송. 앞으로 어디로 갈지는 알 수 없는 방송에 함께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2017년도 12월이다.  


 방송 시작한 지 몇 달 안되었을 때 출판사 에디터인 권팀장님이 메일을 보내왔다. 팟빵에 상담사연 등을 받는다고 메일을 올리고도 한번도 메일함을 열어보지 않은 나의 게으른 캐릭터 때문에 시간이 그냥 흘렀었다. 어느날 밤 잠이 오지 않아서 새벽 세시쯤 문득 생각나서 열어본 메일함...어떤 출판 편집 팀장님이 팟캐스트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평범한 상담소' 방송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헉..... 내가 억지로 청취 및 구독을 하게 한 지인 말고도 나의 팟캐스트를 듣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날이 밝기를 기다려 권팀장님께 연락을 했다. 역시 내가 상상한대로 높은 톤의 30대 후반의 젊은 남자 분 목소리였다. 에디터라면 판매부수를 많이 뽑아낼 신예작가를 하이에나처럼 눈에 붉을 켜고 찾을 것은데.... 아마 나에게 연락을 한 에디터라면, 할 수 있는 한 모든 작가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메일을 보냈을 가능성 1.나처럼 취향이 좀 독특한 사람일 가능성 2. 남들이 다 박수치는 길은 그냥 멀찍이 지켜보면서 남들이 열어보지 않은 뚜껑, 굳이 궁금해들 하지 않는 뚜껑만 찾아서 굳이 열어보는 사람. 누굴까? 어떤 인물일까? 점점 궁금해졌다.

권팀장님 처음 만난날,  찍어주신 사진

 그때 나는 파란 회사에서 퇴직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고, 회사에서 오픈했던 3기 글쓰기테라피 팀과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자주 모임을 하던 때였다. 3기 팀은 회사다니면서 글쓰기하던 열정도 남다른 워킹맘이었고, 책을 내고자 하는 로망이 일치하는 똑순이 아줌마들이었다. 권팀장님께 우선 이분들이 쓸 책이 출판 가능할 지 부터 물어보았다. 아마 처음부터 대답은 '노, 네버, 절대 가능성 무' 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그날인지 그 다음날인지 모임에 당장 와주십사 해서 초청을 했다.  팀장님은 마포에서 잠실까지 먼 걸음을 해주셨다. 아주 친절하게 책이 나오는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굉장히 긴 시간동안. 그리고 친절하게 여러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책을 쓰려면 이벤트가 아주 많아야 한다고, 앞으로 계속 쓰시면서 많은 이벤트, 지금 계획하는 버킷리스트들을 이뤄가라고 말씀해 주셨다. 친절, 자상, 그리고 친절하게.....ㅎㅎㅎ


또 당시 나는 청*출판사와 번역 계약을 하고 번역중이었는데, 최종 번역본을 받은 출판사가 연락을 삼켰기 때문에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가끔씩 권팀장님께 하소연을 하느라 연락을 했다. 답을 달라는 내용증명도 다 삼킨 출판사를 상대로 소송을 해보라고 권하시는 팀장님. 일이 많아지면 소송도 할일이 많아질 수 있으니, 취미로 한 번 소송을 시작해 보라며 ㅎㅎ. 그렇게 해서 벌써 안 지가 1년이 됬고, 10월부터는 매달 한번씩 방송을 같이 하게" 되었다.

          "박사님은 왜 한 번도 저랑 방송 같이 하자고 안하시나요?"

          "아니, 권팀장님은 방송은 꼬박꼬박 들으시면서 한번도 출연하고 싶다고 안하시는지... 서운했었다구요!!!!!'

이런 어긋난 방송출연 작대기, 밀당?은 당장 고만하고 바로 녹음을 해 보기로 했다. 연습 방송 이런거 해보자고 하시지만, 그건 내 타입이 아니다. 시간도 없고.  권팀장님과의 첫 방송은 마루야마 겐지의 '나는 길들지 않는다'와 니콜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두 권의 책과 함께 했다. 청년들에게 어떻게 살지에 대한 화두가 될만한 책 두권. 나는 참 맘에 들었다. 아주 조금의 반항하는 마음과 거의 드러낼 수 없는 덤빔과 개김의 유전자, 엄마가 동네 창피해 했던 유년시절 이후 쇠퇴기를 맞고 있는 그 유전자가 성실한 권팀장님에게도 있단 말인가? ㅎㅎㅎ 책읽을 시간이 없는 청춘들에게 어떻게 앞으로 책 이야기를 할지 고민이 넘나 되지만, 매달 문학작품을 읽고, 청년들과 나눌 메세지를 고민할 수 있다니!!! 그것도 내 취향의 책들과......

 

 펌프질은 또 어찌나 잘하시는지, 10월 27일 금요일 밤, 평범한 상담소 최초의 공개방송이 있던 멋진 날, 그 다음날 아침 조인성, 김제동이 나오는 청춘콘서트 무대 옆 시청광장에서 청춘박람회 홍보부스를 신청해보라시며....헉, 허걱, 헉헉....... 결국 당첨되어, 공개방송하고, 다음날 홍보부스까지 운영하는 기염을 토하게 되었다.

어린 아들 둘을 둔 내 친구 춘화도 쉬는 아침 토요일부터 와줬고, 미래의 에디터를 꿈꾸는 민지씨와 권팀장님, 락중, 아바라님, 새우깡요정, 린다, 이왕 등등이 오셔서 함께 수고해 주셨다. 오신 분들 중에는 목소리로 바로 아바라님을 알아보는 분도 계셨다. 백곰님, 공주님과 윙클님은 열심히 홍보 판넬을 만들어 주셨다.

이렇게 권팀장님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책을 내야하는, 그것도 기왕이면 좀 이름있는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싶은 맘도 있는 신예 사업가이자 상담사이다. 글쓰는 걸 너무 좋아해서 남까지 글을 쓰게 시기키는 글쓰기테라피까지 운영하는 쓰기와 쓰는 힐링에 미치고 싶은 사람이다. 춘화의 말처럼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상담으로는 다하기 부족하지 않냐며, 그래서 팟캐스트 열심히 하라는 그 응원처럼 늘 청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누나. 그런 철없는 누나를 응원해 주는 권팀장님한테 언젠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그분이 경영할 출판사에 행운을 안겨 드릴 날도 가끔 상상해 본다. 지금은 나도 작가의 명함을 내밀 수 없고, 권팀장님도 본인이 추구하는 바와 좀 많이 다른 출판사에 있다.  그래서 아마추어 상담박사와 출판사대표를 꿈꾸는 에디터가 아직 사심없이 우정을 쌓아가며 서로의 꿈을 격려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리 3,40대도 뭔가 다음날을 꿈꾸며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어찌 신선한 청춘들이 꿈꾸는 일을 빼먹을 수 있겠냔 말이지....ㅎㅎ

나는 이들 젊음에 부채질을 하는 팟캐스트 방송을 당분간 계속하련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각자의 좋은 꿈을 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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