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어른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나이 먹을수록 친구는 줄어들어. 지금 죽고 못 사는 친구들도 나중 되면 연락 다~ 끊길걸?"
당시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을 체감하고 있다.
만나고 집에 들어오면 '찝찝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친구들이 몇 있었다.
'쟤는 말을 왜 저렇게 하지?' '쟤는 왜 맨날 신세한탄만 하지?' '쟤는 언제까지 저러고 살려고 저래?' 등...
어떤 포인트에서인가 나를 불편하게 하는 관계들.
썩 유쾌하지 않은, 그런 만남들.
근데도 계속 만나서 놀았다.
친구들의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게 보였기 때문이다. (음... 어쩌면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친구들의 단점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더이상 친구들의 장점이 단점을 가리지 못했고,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하면 답장은 하지만, 내가 절대 먼저 만나자고는 안 하는 관계들이 점차 늘어간다.
어디선가 봤는데...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기분 좋지 않은 만남이라고 느낀다면 지속하지 않아야 할 관계라고.
이게 어른인걸까? 조금이라도 피곤한 관계는 가차없이 끊어내는 것. 약간의 찝찝함도 허용하지 않고 청산해버리는 것.
@@@관계맺음에 대한 고찰@@@
1. 그동안은 관계를 끊어낼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좀 낡고 지친 것 같다. 친구들의 단점을 받아 줄 기력이 없달까.
기력<용기가 되면서 찝찝한 관계를 청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2. 좋은 사람들과 보낼 시간도 부족하다.
전에는 시간 귀한 줄 몰랐다. 요즘엔 시간이 정말 귀한 자원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나와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 보낼 시간도 부족한데, 굳이 찝찝한 관계를 이어나갈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그러면서 점점 마음이 멀어진다. 연락도 안 하게 된다. 딱히 보고 싶지도 않고.
3. 냉정해졌다.
나에게 이롭지 않은 관계는 끊어내고 싶어졌다.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관계를 맺느니, 차라리 혼자가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약간 슬퍼지기도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여유없음/냉정해져야함/실리 따져야함
머 이런건가싶다.
인간은 왜 사회적 동물일까? 혼자서도 잘 살고 싶은데 어렵네...
나이만 먹었지 정신상태는 미성숙 그 자체.
아 응애에요~ 여기 어른아이 한 명 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