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Resume 작성법과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하여
이력서(Resume)는 외국계 회사나 한국 스타트업에 근무하시는 분이라면 익숙할 테지만, 한국 대기업에 다니는 분들에게는 좀 낯설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한 장에 나의 커리어를 담아내는 문서인데요. 제가 이걸 경력 기술서라고 부르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커리어란 단순히 학력과 직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 업무, 기타 삶의 측면을 통해 걸어온 '여정'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력 기술서로만 이해하고 작성하면 이력서에 담겨야 할 많은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어요.
그렇다면, MBA 이력서는 취직/이직을 위한 이력서와 뭐가 다를까요? 먼저, MBA 어드미션 팀이 이를 통해 무엇을 보고자 하는지 알아볼게요.
에세이와 추천서를 통해 여러분은 MBA 어드미션 팀에게 자신을 상세히 이야기하게 될 겁니다. 이력서는 어드미션 팀이 한눈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경력만 늘어놓은 이력서는 어드미션 팀이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기 힘들고, 에세이와 추천서 역시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수천 장의 지원서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잘 보여주는 지원서가 눈에 잘 띄고 기억에도 남겠죠?
인터뷰에서도 이력서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제가 나온 UCLA를 포함한 다른 탑스쿨들에서는 인터뷰를 재학생이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지원자의 에세이는 전달되지 않고, 이력서만 전달됩니다. 저는 귀찮아서 인터뷰어 신청을 안 했지만, 인터뷰어로 활동한 동기가 어드미션 팀에게 받은 가이드라인을 보니, 지원자별로 체크해야 할 점과 항목별로 간단한 코멘트를 작성해 제출하더군요. 재학생 인터뷰어는 보통 2~3명을 인터뷰하며, 인터뷰당 30분~1시간을 할애합니다. 학생들은 '내 후배로 이런 사람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일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흥미로운 면모도 있는 사람이 더 기억에 남지 않겠어요? 인터뷰어도 단호한 자세로 여러분이 적은 내용이 진짜인지 검증하려는게 아니라, 미래의 후배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느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인터뷰어를 힘들게 하지 마세요. 이력서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잘 드러나지 않으면 인터뷰어가 곤란해집니다.
이제 MBA 이력서의 형식과 구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력서 양식은 해당 Google Docs 링크에 업로드 해두었습니다. File -> Make a copy로 받아서 사용하세요. 요즘은 Teal이나 Rezi와 같은 AI Resume 툴을 활용해 더 간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제공한 양식은 예시일 뿐이니, 꼭 그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 MBA 이력서 양식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필수 사항은 무엇일까요?
1장을 넘어가면 읽지 않습니다. 박사 과정 지원도 아니고, Full-time MBA 지원자들의 경력은 대개 3~8년인데, 1장 넘기 힘듭니다. "에세이, 추천서, 인터뷰에서 나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이 이력서에 꼭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은?"을 생각하세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은 빼고, 1장에 맞추세요.
학력(Education)과 경력(Professional Experience) 중 어느 것이 먼저 와도 상관없지만, 이 두 섹션은 반드시 상단에 위치해야 합니다. 이 두 섹션은 입학 후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고 졸업 후 취직할 역량을 갖춘 지원자인지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제가 넣어둔 섹션들(Education, Professional Experience, Leadership & Volunteer, Skills & Interest)은 필수 섹션입니다. 그 외의 섹션, 예를 들어 Objective, Professional Summaries, Target Titles 등은 MBA 이력서에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불필요한 공간만 차지하니 생략하세요.
디자인으로 튀려고 하지 마세요. 어드미션 팀은 이력서 디자인이 아닌, 내용으로 여러분을 기억합니다. 폰트, 글씨 크기, 자간, 문서 여백에는 적당한 기준이 있으니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으면 됩니다. 핵심은 읽는 사람이 편안하게 읽고 강조하는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그러니 이상한 폰트, 지나치게 작은 글씨, 빡빡한 배열은 피하세요.
그래픽을 넣으면 아까운 공간만 차지하고, 컬러를 넣으면 눈이 피로해집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디자인으로 튀지 마세요. 읽는 사람을 배려하고, 나만의 개성은 지원서 내용으로 승부를 보세요. 디자인으로는 하지 마세요.
그럼 섹션별로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름은 'First Last Name' 순으로 작성합니다. 산업에서 인정받는 자격증(예: CFA, CPA)이 있다면 'Hannah Joo, CFA'처럼 넣어주세요. 거주지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소를 간단히 기재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 거주자의 경우는 'Seoul, Korea', 미국 거주자는 'San Francisco, CA' 처럼 적습니다.
연락번호는 국가 번호를 포함해 '+82-00-000-0000'처럼 적습니다. 이메일은 자주 사용하는 주소를 넣습니다. 깔끔하고 전문적으로 보이기 위해 gmail 계정을 하나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링크드인이 있으시다면 주소 전체(예: linkedin.com/in/hyenahannahjoo)나 일부(in/hyenahannahjoo)를 추가합니다.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만한 Github나 개인 웹사이트가 있다면 마지막에 추가하세요.
학력 섹션을 작성하기 전, 졸업한 학교에서 영문 학위 증명서를 발급받으세요. 학력은 학부 이상부터 기재하며, 석사나 박사 학위가 있는 경우 가장 높은 학위부터 상단에 위치시킵니다. 영문 학위 증명서에 나온 대로 Degree는 약어(B.A., B.S.)로 작성하세요. Major는 풀네임으로 적고, Dual Degree를 했을 경우 'Degree, Major 1; Degree, Major 2' 형식으로 쓰세요. Minor는 'Minor: Philosophy'처럼 Major 옆에 추가하세요. Summa Cum Laude 같은 졸업 성적 수상 경력, 조기 졸업, 높은 GPA 등이 있다면 이를 추가로 기재하세요.
Honors에는 증명할 수 있는 장학금과 수상 경력을 넣습니다. Exchange Program에는 교환학생 경험을 넣으세요. Membership에는 에세이, 추천서에서 동아리 활동을 활용했다면 동아리 이름을 추가하세요. 아래 Leadership & Volunteer 섹션에서 넣어도 괜찮습니다.
학교 위치 표기는 한국의 경우 'Seoul, Korea', 'Daejeon, Korea' 등으로, 미국은 'Los Angeles, CA', 'New York, NY' 등으로 표기합니다. 졸업 연도는 'August 2023'처럼 'Month YYYY' 형식으로 기재합니다.
경력 섹션에서는 에세이, 추천서, 인터뷰에서 사용할 경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급이 높아졌다면, 이전 직급부터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경력 세부사항을 나타내는 각 불렛 포인트는 강력한 동작 동사(Action Verb)로 시작해야하며, 내가 한 일의 목적, 프로젝트 범위, 성취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상황에 맞는 세부 정보를 제공하세요.
불렛 포인트 작성 시 고려할 점은 크게 아래의 두가지 입니다.
업무의 이점과 기여: 자신의 업무가 전체 프로젝트나 팀에 어떤 이점이나 기여를 했는지 생각하세요. 강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그것에 집중합니다.
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 각 학교의 인재상을 고려하여 이력서를 맞춤화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UCLA Anderson은 팀 지향성, 창의성, 위험 감수성, 인사이트 도출 능력을 중시하고, Chicago Booth는 분석적 적성, 데이터 기반 지적 호기심, 다재다능함을 중요시합니다. 딱 봐도 두 학교에 동일한 이력서를 제출하면 안 되겠죠? 불렛 포인트의 동사 선택이나 소구점을 정할 때 해당 학교의 인재상을 고려하세요.
성과를 수치화하면 좋지만, 무조건 수치화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Metric들이 잘 트래킹되는 회사이거나 직무가 숫자와 직결되었다면 수치화가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거든요. Metric들이 표면적으로 주어지지 않은 프로젝트를 수행했을 경우, 아래의 방법들을 활용해 수치화를 해보세요.
시간 절약: (새 프로세스를 통해 소요되는 시간 - 이전 프로세스를 통해 소요되었던 시간) / 이전 프로세스를 통해 소요되었던 시간 X 100
비용 절감: 새 프로세스를 통해 절감된 인력 수 × 이전 프로세스를 썼다면 소요되었을 기간 동안의 급여
작업 효율: 새 프로세스를 통해 증가된 작업량 × 증가된 생산량을 통한 예상 수익
산업의 Baseline과 비교
수치화가 어려운 경우에도 업무의 임팩트를 보여줄 방법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C-level 혹은 Senior Management와 직접 일을 했다던지, 내가 맡은 프로젝트 혹은 프로덕트가 세계/업계 최초였다던지, 초기 스타트업에 다니신다면 내가 리드한 파트너십이 Fortune 500 기업과 맺은 중요한 파트너십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성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고, 너무 전문적인 용어나 산업 특유의 용어 사용은 줄이세요. MBA 어드미션 팀은 특정 산업이나 직무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을 수 있으므로, 지엽적인 성과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여러 직무를 경험한 경우, 같은 회사 내의 다양한 포지션을 나열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덜 알려져 있거나 특이한 팀에 속했다면, 짧게 이탤릭체로 한 줄 설명을 추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MBA 어드미션 팀은 이 섹션을 통해 여러분이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여러분의 경험이 클래스 메이트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평가합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동아리 경험, 사이드 프로젝트, 봉사활동 등의 Extracurricular activities를 여기에 포함하세요. 활동 기간이 길고 리더십 역할을 맡았다면 더욱 좋습니다. 꼭 회장이나 창립자와 같은 리더가 아니더라도 분야별 리드 경험도 유용합니다. 봉사활동은 간단히 'Volunteer'로 기술해도 됩니다. 이 섹션에서는 경력 섹션과 달리 성과 중심이 아니어도 됩니다. 여러분이 일 외적으로 어떤 가치를 중시하고 추구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 섹션은 여러분의 독특한 면모를 더 보여줄 수 있는 곳입니다. 관련된 항목이 있으면 넣고, 없으면 생략해도 좋습니다. Certifications에는 CFA, CPA 처럼 특정 산업에서 높게 쳐주는 자격증을 넣습니다. Publications에는 여러분이 만약 책이나 논문을 집필하신 경우 넣으시면 되겠습니다.
Technical Skills에는 필요에 따라 분야별 기술 스킬을 나열하세요. 예를 들어, 'Data Analysis & Visualization (SQL, Tableau, PowerBI), Digital Marketing (Google Analytics), UX Design (Figma, Framer), Microsoft (Excel, PowerPoint, Outlook)' 등이 있습니다.
Interest에는 여러분의 취미를 기재하세요. 'Entrepreneurship, Medium & Substack writer, Avid traveler – 32 cities, 12 countries, 4 continents, Wine connoisseur, Golf' 처럼 적을 수 있겠네요.
Fun Fact에는 학교 인재상과 부합하면서도 재미있는 사실들, 메이저 미디어사와 인터뷰, 포럼/행사에 패널로 참여한 것이 있다면 추가하세요. 예를 들면, 'NYT interview for COVID-19 impact on millennial (2020)' 처럼요.
Language에는 영어를 제외한 제2외국어를 기재합니다. 한국 토종분이시라면 한글도 넣으시면 됩니다. 'Korean (Native), Chinese (Conversational), Japanese (Conversational)' 처럼 작성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작성된 MBA 이력서는 여러분의 학력, 경력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인지 다양한 면모를 어드미션 팀에게 한 눈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거에요. 이제, MBA 이력서와 관련한 자주 질문되는 사항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네, 반드시 1장으로 맞추세요. 2장을 넘어가면 읽는 사람이 힘들고,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경력 섹션이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할 텐데, 이직을 5번 이상 해서 회사 이름만으로도 분량을 많이 뺏긴다면 에세이, 추천서, 인터뷰에서 활용하지 않을 경력은 이력서에서 빼세요. 경력 공백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실 수 있지만, 지원서에 나머지 경력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각 이력별로 적어도 3개 이상의 불렛 포인트들을 넣을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력은 학사 이상부터 넣도록 합니다. 고등학교는 지원서 작성 시 학력 사항에 입력하세요.
네임 밸류가 강력한 학교와 회사를 다녔다면 사람들이 쉽게 알아봐서 설명을 덜 해도 되기 때문에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본인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해냈고,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력서, 에세이, 추천서에 본인의 이야기를 더 심도 있게 녹여내세요.
경력 공백이 3개월 미만이거나 인터뷰 볼 때까지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이 좋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정이 각자 다 다르니 공백이 있어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그 공백기가 왜 생겼고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Additional Essay에서 잘 설명하시면 됩니다. 다만, 'GMAT 공부하기 위해서'와 같이 남들은 회사 다니면서도 다 해내는 것을 하기 위해 공백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차라리 안하시는게 낫습니다. 그렇다고 공백을 없애기 위해 증명되지 않는 경력을 거짓말로 지어내지 마세요. 나중에 합격 해놓고 Reference Check 때 재직/창업한 사실 증명 못하시면 합격 취소되고 앞으로 지원도 못하시게 됩니다.
학원도 있고 여러 AI 툴도 있습니다만, 학원은 학교별로 자세히 봐주지 못하고, AI 툴(Teal, Rezi, ChatGPT 4, Gemini Advanced)은 디자인과 영어 문장 완성도만 봐주며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초안을 여러 툴을 활용해서 먼저 작성해보시고, 타겟 학교의 재학생/졸업생에게 첨삭을 받으면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Ringle이나 Loop 을 이용하세요.
다음 글에서는 MBA 에세이를 다루겠습니다. 곧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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