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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seok Aug 23. 2020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Dear A.C.)

코로나 아카이빙 노션 페이지 작업기


감염이 바꿀 수 있는 모든 것. 내가 알고 있는 문명의 구조가 엉성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 모든 게 초기화되는 것이 두렵지만, 그 반대로 아무 변화 없이 이 불안이 지나가는 것도 염려스럽다.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파올로 조르다노, 2020>


지난 4월, 매일 불안과 변화를 말하는 세상이 두려웠다. 마치 모든 걸 다 아는 것처럼 보였던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않으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이 변화될까 두려웠다. 한 편, 바이러스로 인해 드러난 세상의 취약성이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지나갈까 두려웠다. 이러나저러나, 두려운 것 투성이었다. 그래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읽어볼 이야기와 질문을 나누는 아카이빙 페이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Dear A.C)를 만들었다. 사람들과 이 불안의 마음을 공유하고 싶었다. 불안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만들고 싶기도 했다.


지난 4월에 남긴 아카이빙 업데이트 노트


아카이빙 페이지를 만든 이후로 크고 작은 집단 감염 사례가 있어왔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코로나 바이러스가 안정되는 것처럼 보였다. 성공적인 K-방역이라는 자랑과, 대한민국이 코로나 방역의 모범 사례로 뽑힌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10퍼센트였지만 프로야구 유관중 경기도 진행했고, 마스크를 써야 했지만 회사 헬스장도 다시 문을 열었다. 느리지만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듯 보였다. 내가 만들었던 아카이빙 페이지도 이제 필요 없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4월 이후 잘 들여다보지 않았다. 2020년 8월 15일 전까지는.


한동안 해외 유입만 있던 시기를 지나, 8월에 들어서며 지역 감염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회사 건너편 중국 음식점 사장님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언니 회사는 일시적 재택근무로 전환되었다. 회사에서도 관련 공지가 나왔고,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별 일 없을 거라 생각했다. 8월 15일은 할머니 팔순을 맞아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러 외갓집에 내려가는 날이었다. 서울, 수도권 주민들에게 2주간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말라는 권고가 나왔다. 그 날 서울엔 비가 내렸고, 광화문 광장에는 많은 사람이 모였다.


코로나 19(COVID-19) 실시간 상황판 중 국내 추이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Dear A.C.

순창군 쌍치면 할머니 댁에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재난문자를 받았는지 모른다. 광복절 집회에 다녀온 사람은 꼭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 광주 지역의 유흥업소에 방문한 사람은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 서울/수도권에 가지 말라는 문자들. 끝난 줄 알았던 건 아니지만, 끝나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수도권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그저 모르는 척하고 외갓집에선 3박 4일 내내 아침이고 낮이고 밤이고 잠만 잤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그때만은 잠시 잊을 수 있었다.


휴가를 보내고 회사로 돌아오니, 이제 헬스장은 문을 닫았다고 했다. 순환 재택근무가 시작되었다. 논의할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팀원들은 돌아가며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다음 주 주말, 친구와 바다로 떠나려던 여름휴가는 취소했다. 단골 술집에서 모이기로 했던 번개도 취소되었다. 모든 것이 취소되었고, 다시 4월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때 다시 아카이빙 페이지 Dear A.C. 가 떠올랐다. 스스로 희망을 찾기 위해 만들어 두었던 코로나 시대의 이야기들을 다시 들춰보며 글을 썼다.


8월 20일 작성한 아카이빙 업데이트 노트


4월 마지막으로 쓴 글의 전 세계 확진자 수는 300만 명이었는데, 어느새 2200만 명으로 늘어났다. 2020년 8월 23일 현재 23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제는 확진자 수가 몇 명으로 늘어나는지 보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이야기할 때다. 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고 바뀌어가든, 내 삶에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이제는 우리의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노션을 이용해서 코로나 시대의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담아보았다. 업데이트할 일이 없길 바랐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아카이빙 페이지의 목차


자유롭게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노션 댓글 서비스 joey)

- 아카이빙 페이지에 방문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남길 수 있는 댓글 서비스


코로나 바이러스 바로 알기 (북마크)

-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으로 잘 정리된 자료 모음


해외 기관/국가/언론의 전망 및 대응 (북마크)

- 해외에서는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응하고 있는지에 관한 기사/영상 링크


대한민국 정부의 경제 대응 (북마크)

- 코로나 대응 경제 정책, 기재부의 피해 극복 경제 지원 정보 모음 사이트의 링크


코로나 시대 추천 책 (갤러리-인라인)

- 여러 매체에서 소개된 코로나 시대 추천 책 모음


뉴스레터 속 코로나 시대 (북마크)

- 구독 중인 뉴스레터에서 다룬 코로나 시대 관련 레터 링크


코로나 이후 예측/상황 보고서 (북마크)

- 코로나 이후를 예측하는 보고서 링크


코로나 시대를 말하는 사람들 (북마크)

-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링크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이야기 (북마크)

- 사각지대에 놓여있거나, 취약계층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모은 링크


COVID-19 IT SERVICES (북마크)

- 코로나 관련 IT 서비스를 모은 링크


Archive (리스트-인라인)

- 이전에 업데이트했던 링크 아카이브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Dear A.C.) 아카이빙 페이지는 여기에서   있습니다. 본 페이지는 PC 환경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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