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영어를 위한 4가지 원칙을 시작하며
“나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영어가 안 되는 거니?”
우리에게 공부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는 공부의 정의를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글로 된 내용을 암기하는 일로 국한된 경우가 많다. 공부라는 단어가 쓰이는 맥락을 보면 시험공부, 수능공부와 같이 특정 지필 시험을 목적으로 암기하여 점수를 얻는 일로 쓰이는 경우가 다수이다. 우리에게 공부란 시험에서 고득점하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공부하면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열정을 가진 이들이 바로 한국인이다. 웨일즈 출신 영국 고등학생들이 한국 교육을 체험하는 과정을 담은 기사가 BBC와 중앙일보를 통해 보도된 적이 있었다. 하루에 10시간이 넘도록 앉아서 읽고 외우기를 반복하는 한국 학생들의 어마 무시한 공부 스케줄에 난색을 표하는 영국의 십대 학생들의 표정을 보며, 우리처럼 공부하는 이들은 아마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 공부 집중 코스인 중고등학교를 거치고 나면, 암기와 시험성적으로 공부의 개념이 수렴하게 되는 것은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캐나다 출신 영어교사인 리사Lisa Vinish 가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쓴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을 사랑한다며 시작된 글에서 저자는 높은 문맹률의 가난한 나라에서 단 두 세대만에 믿기지 않을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의 성장을 놀라운 눈으로 바라본다. 반면, 한국에는 공부studying 와 진정한 배움actual learning 사이의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지적하는데, 특히 영어교육이 이 대표적인 예임을 꼽는다.
공립학교와 학원 모두에서 교사 경험이 있는 리사는 한국 영어교육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잘못된 학습 방법HOW 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대다수의 한국의 영어교육기관의 교육 목표는 문법을 위한 단순 암기와 한국식의 반복 학습이라고 지적했다. 암기와 반복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지만, 의사소통 연습을 완전히 배제한 채 문법만을 강조하는 방식은 결코 효과적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의 중고등학교에서는 시험에서의 고득점을 배움의 목표로 한정하기에, 시험지용 내용와 내가 알고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간의 괴리가 생길 수 밖에 없음을 목격했다고 밝힌다.
시험지 전용 지식의 최대 피해자는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 실력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오바마도 언급할 정도로 보기 드문 수준을 자랑한다. 스웨덴 기반의 언어교육정보기관인 EF Education First 에 의하면, 한국인은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2만시간을 투자한다고 한다. 대한민국 통계청 정보에서도 연간 사교육 투자액은 미화 3천달러에 이른다고 보고한다. 하지만 열정과 시간투자에 비해서 그 결과는 고개가 갸웃거리게 된다. EF 영어능력평가 자료에서 한국은 80개 국가 중 30위로 중간 수준에서 그쳤기 때문이다. 1만시간 정도라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도 남을 학습 시간인데 우리가 투자한 2만시간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한국인들은 외우라고 주어진 내용을 암기하는데 길들여져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리사의 기사 내용을 읽으며 가슴이 쓰렸다. 물론 개인차가 있지만 한국인들에게 공부는 시험 문제를 정답을 맞춰서 원하는 점수를 얻는 수단으로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유명 대학에 입학을 위한 고득점 받기로 한정되어 있는 한국식 공부로는 영어를 늘릴 수가 없다. 우리의 영어실력은 머리가 나쁜 탓도, 나이가 많은 탓도, 재능이 없는 탓도 아니다. 영어를 시험지용으로 한국식으로 공부했기 때문이다. 영어를 늘리려면 이제까지 우리가 젖어있는 '공부' 의 정의와 방법을 완전히 바꾸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내가 써먹는 지식을 습득하지 않는 '배움 없는 영어공부' 는 이제 그만 해야 한다.
반면 폴란드의 영어능력은 2011년 중간 수준에서 2015년에는 11위인 최상급으로 약진했다. 갑자기 이들의 지능지수가 상승한 것도, 없던 재능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을 리가 없다. 폴란드인들이 국가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동기WHY 와 방법HOW 의 방향을 달리한 결과이다.
아래 링크참조:
폴란드는 영어와 담을 쌓고 살던 나라이다: 그들의 비결 WHY & HOW,
'무엇' 이 아니라 '어떻게' 가 관건이다: 방법의 비밀
영어를 늘리려면 우선 '공부' 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 한다. 시험지 모두 쏟아놓고 빈 마음으로 나오는 시험지를 위한 암기가 아닌 소통을 위한 영어가 목표라면 더욱 그러하다. 특히나 언어학습은 절차적 기억이 요구되는 영역이므로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해왔던 방식으로 듣고 말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운전면허 시험을 만점 받았다고 도로에서 능숙하게 차를 몰 수 있다고 기대하지는 않지 않는가. 소통을 위한 영어를 원한다면 시험지를 위한 공부에서 나를 위한 공부로 체질을 바꿀 때이다.
아래 링크참조:
10년째 안트이는 우리의 말문에는 이유가 있다: 방법의 비밀
우리가 영어가 도저히 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한국식으로 '공부' 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에게 영어는 공부라는 표현보다는 언어를 훈련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더 이상 끌려가지 않는 '한국인의 영어독립' 을 꿈꾸며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카더라' 통신의 막연한 사견보다는 심리학, 교육학, 언어학 이론과 경험에 기반을 둔 '알면 세월을 아껴주는' 정보를 공유합니다. 앞으로 말하는 영어를 늘리기 위한 원칙과 방법을 주제로 글이 이어집니다.
영어로 자유를 누릴 당신을 힘차게 응원합니다.
* 써니윤의
영어독립연구소:
http://cafe.naver.com/englishforkoreans
* 참고문헌:
BBC(29.11.2016). School Swap: Korea Style
http://www.bbc.co.uk/programmes/b0840267
Lisa Vinish. Go Overseas(06/16/2014발행).
https://www.gooverseas.com/blog/are-korean-students-really-learning-english
EF English Proficiency Index
* 폴란드는 영어와 담을 쌓고 살던 나라이다(그들의 비결 WHY & HOW) 링크:
https://brunch.co.kr/@thepiano/48
*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가 관건이다(한국인에게 진짜 필요한 영어비결은?):
https://brunch.co.kr/@thepiano/46
https://brunch.co.kr/@thepiano/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