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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퀘스트 May 18. 2020

회사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대화법

상대방의 WHY를 이야기하세요, 언제나

상대방이 늘 들을 준비가 된 이야기는

‘자신의 WHY’입니다


“사람들은 그들이 볼 준비가 돼 있는 것만 본다.”


19세기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이 말했듯이, 사람들은 어지간해서는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눈으로, 귀로, 촉감 등으로 입력되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중요한 것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기억하고, 회상합니다. 부츠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후에는 온통 사람들의 신발만 보게 되고, 미용실에 갈 때쯤이 되면 사람들의 머리 모양만 유심히 관찰하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만약 이때 누군가 부츠 세일 정보를 알려주거나 유행하는 헤어 스타일 이야기를 한다면, 어느 때보다 관심있고 주의 깊게 들을 겁니다.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할 뿐 아니라 언제나 들을 준비가 된 이야기는 ‘자신의 WHY(관심과 열망)’에 관한 것입니다. 순식간에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아무리 소음 속에 있더라도 자기 이름이 불리면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일 잘하는 사람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음 문장을 즐겨 사용합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당신의 WHY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WHY를 전하는 데 얼마 안 되는 시간을 모두 써버립니다. 내가 얼마나 고생한 업무인지, 얼마나 객관적으로 좋은 제품인지 말이에요. 하지만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며 상대방은 생각합니다. ‘내가 이걸 왜 들어야 하지?’ ‘이게 나에게 왜 중요하지?’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조용히 ‘쓸모없는 정보’ 서랍에 집어넣습니다. 설사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다 해도 말입니다. 고요한 회의실에서 두 시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듣더라도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그러니 연결 고리를 보여주세요. 그러면 순식간에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당신의 WHY’입니다:

판결의 진짜 수혜자는 ‘당신’


“저는 나사의 엔지니어가 되려고 합니다. 하지만 백인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듣지 않으면 엔지니어가 될 수 없어요. 그리고 저는 제 피부색을 바꿀 수 없지요. 그래서 저는 ‘최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판사님, 오늘 보게 될 모든 재판 중에서 어느 판결이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에 중요한 판결이 될까요? 어느 판결이 당신을 ‘최초’로 만들어줄까요?”


영화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미국 NASA에서 근무하던 흑인 여성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메리 잭슨은 정식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 하는데 이 꿈을 이루려면 백인들만 갈 수 있는 학교를 졸업해야 합니다. 흑인인 메리 잭슨에게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법에 호소하기로 합니다.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판결을 앞둔 판사의 고민과 부담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첫째, 해당 교육기관에 ‘최초’로 유색인종을 허용하는 것이 기존 시스템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부담감

■ 둘째, 허용할 경우 인종차별이 상식이라고 여기는 기득권 계층의 동료집단으로부터 받을 압박peer pressure


‘최초’로 유색인종을 허용해야 하는 부담감

메리 잭슨은 영리하게도 문제를 크게 만들지 않습니다. 그녀는 과격한 인권주의자가 아니라 그저 꿈을 이루고 싶어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니까요. 메리 잭슨은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꿈을 얘기합니다. NASA 엔지니어가 되려면 어쩔 수 없이 백인만 입학할 수 있는 학교에 가야 한다고요. 그런데 본인은 피부색을 바꿀 수 없으니 학교의 룰이 바뀌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불가피하게 ‘최초’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합니다.


동료집단으로부터 받을 압박

기득권 계층인 판사는 백인 학교에 유색인종 입학을 허용하는 순간 반발이 일어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교 모임이나 언론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을 수도 있겠죠. 판사로서는 알지도 못하는 메리를 위해 그런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마음을 아는 메리 잭슨은 결정타를 날립니다.


“판사님, 오늘 보게 될 모든 재판 중에서 어느 판결이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에 중요한 판결이 될까요? 어느 판결이 당신을 ‘최초’로 만들어줄까요?”


메리는 자신의 WHY(학교 입학)를 이야기하는 대신 판사의 WHY(명예)를 이야기합니다. 이 재판의 주인공을 흑인 여성인 메리 잭슨이 아니라 판사로 내세웁니다. ‘최초’의 영예로운 판결을 내릴 사람은 바로 판사니까요. ‘최초’의 기록을 경신하며 성공적인 인생을 산 판사에게 또 다른 ‘최초’ 타이틀이 생기는 일입니다. 그러자 기존에 피곤하게 느껴졌던 재판이 ‘최초라는 명성을 얻기 위한 기회’로 바뀌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당신의 WHY’입니다:

추가 채용이 필요한 건 ‘당신’


일터에서 건의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이 ‘나의 WHY’만 끈질기게 얘기하는 실수를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나의 WHY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 있는 건 오직 자신의 일뿐입니다. 그러니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나의 WHY가 아니라 상대방의 WHY를 찾아서 전면에 내세워야 합니다.


사례: 플랫폼 기업의 개발자와 팀장의 대화

“팀장님, A 프로젝트 코딩 작업을 혼자 하려니 일이 너무 많아 힘들어요. 임시로라도 사람 좀 뽑아주세요.

“그래. 경영본부에 얘기해볼게. 그런데 해줄지는….”


개발자는 자신의 WHY(피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충원이 될까요? 글쎄요, 쉽지 않을 겁니다. 팀장은 자기 문제가 아니니 적극적으로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일 많다고 호소하는 직원을 보는 건 물론 괴롭지만, 본부장에게 채용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회사 사정 뻔히 알지 않냐며 면박을 당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개발자는 원하는 것(채용)을 얻으려면 팀장의 WHY를 전면에 내세워야 합니다.


“팀장님, A 프로젝트 코딩 작업을 임시로 도와줄 사람을 얼른 채용해주세요. 작업량을 보니 지금 상태로는 예정된 데드라인에 맞추기가 어렵겠네요. 클라이언트가 분명 펄펄 뛸 텐데 대책을 마련해야겠어요. 저도 너무 피곤해서 제대로 일하기 힘들고요.”


개발자가 힘들고 지치는 건 팀장의 문제가 아니지만,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해서 클라이언트와 문제가 생기는 건 팀장의 문제(WHY)입니다. 얼른 해결해야겠다는 초조함이 몰려오기 때문에 아까와는 달리 적극적인 태도가 될 겁니다.


자신의 WHY를 이야기한 것과 상대방의 WHY를 내세우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지는 분명합니다. 그러니 비장한 마음으로 상사나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하려고 들어가기 전에, 잠시 이 질문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게 왜 상대방에게 의미가 있지?’

대답을 찾으셨다면 그게 대화의 중심입니다. 나의 WHY는 뒤에 덧붙여도 충분합니다.



“상대방에게 가장 관심 있는 건 ‘자기 자신’입니다.

무질서한 소음 속에서도 자기 이름은 들을 수 있고,

수백 명이 찍힌 사진 속에서도 자기 얼굴은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의 WHY’가 아니라 ‘상대방의 WHY’를 이야기하세요. 그래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읽어보기 http://gilbut.co/c/20057453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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